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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유가에 내륙 유전개발 박차(2008.6.20)

joon mania 2015. 7. 27. 18:44
미국, 고유가에 내륙 유전개발 박차(2008.6.20)
동부산악지대 곳곳 `유전 펌프` 굉음 요란
중동부지역에 시추ㆍ생산 공구만도 12만곳 달해

미국 동남부 중심도시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5시간가량 북쪽으로 올라가면 애팔래치아산맥의 중심 스모키산 자락으로 접어든다. 

스모키산은 가을 단풍과 절경으로 유명한 테네시주의 휴양지. 미국 최대의 단풍 지역 스모키산이 지금은 원유를 캐내는 유전 개발 사업의 현장으로 더 활기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자는 스모키산 북동쪽 끝자락인 `빅 사우스 포크 휴양지`의 숲속 길을 한참 헤쳐 올라갔다. 등산로 같았던 숲길이 끝나는 산꼭대기에 원유를 퍼올리는 `잭펌프`가 연방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유전 개발 기업 `오레아에너지`의 테네시주 스콧카운티에 있는 오일필드다. 넓은 평원에 잭펌프가 줄지어 서 있는 캘리포니아주나 텍사스주의 유전 지대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다. 

테네시 오일필드는 스모키산 중턱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가는 방식이어서 최대 2500피트(760m) 정도의 깊이만 파내려가면 유정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텍사스 유전에서는 평균 1만8000피트까지 뚫어야만 유정에 도달할 수 있어 비용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애팔래치아산맥 주변에 포진해 있는 미국 동부 지역 유전 지대는 서부에 못지않은 자원의 보고다. 

미국 지질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일리노이, 인디애나, 켄터키, 메릴랜드, 뉴욕,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등 10개주 유전 지대 11만8000여 개 공구에서 이미 원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가스를 끌어내는 공구는 14만8700여 개로 더 많다. 

유정은 3개의 지층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운데 있는 지층에서 원유와 가스를 추출해낸다. 원유를 끌어올리기에 가장 적합한 지점을 찾기 위해 지질학자들은 지층의 소리와 압력을 측정한다. 이미 고갈된 유정을 파는 헛작업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마이클 제이콥스 오레아에너지 CEO는 "첨단 과학 장비와 데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어 있거나 마른 유정에 관을 박는 실패는 단 한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레아에너지는 테네시 오일필드에서 시도했던 11번의 탐색에서 한번도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다. 

각 공구마다 하루 최대 100배럴까지 원유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하루 평균 12~15배럴씩만 뽑아 올린다. 개발한 유정에서 평균적으로 원유는 20여 년, 가스는 100년까지 뽑아낼 수 있다고 제이콥스 CEO는 전했다. 매장량을 이렇게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오레아에너지 측은 공구별 개발비를 평균 30만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 개발 후 배럴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35~40달러 선이다. 최근 유가 급등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 같은 오름세가 유지되는 한 원유 생산자들의 이익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크리스 유 오레아에너지 사장은 "유가 급등으로 일부 공구의 경우 첫해에 이미 투자비의 35%를 배당할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며 "최소한 6~7년 이내에 개발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유시설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다. 미국 내에는 이미 2000여 개의 유전 개발 업체들이 자체 오일필드에서 끌어올린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정유회사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오레아에너지는 가장 가까운 켄터키주에 있는 마라톤 정유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마라톤 정유사의 정제능력은 하루 2만배럴에 불과해 유전 개발 업체들이 원유를 캐내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헬렌우드(테네시주)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