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효과 11ㆍ4 대선까지 이어질까(2008.9.10)
미국 대통령 선거 구도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 효과`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깜짝쇼 같은 후보 지명 후 그는 무명에 가까운 44세의 여성 알래스카주지사에서 일약 미국 정가 중심인물로 떠올라 대선에 핵심 변수로 위상을 굳혀가는 형국이다.
17세 딸의 임신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고, 직권을 이용한 일련의 인사 잡음 등 스캔들이 불거지고 있지만 공화당 안팎에서 페일린에 대한 지지는 오히려 늘고 있다.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선후보에게 밀리던 지지율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매케인은 공화당 전대 직후인 지난 5~7일 USA투데이와 갤럽 공동 여론조사에서 54%대44%로 오바마를 10%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매케인은 지지율 50%로 46%에 그친 오바마를 앞섰다. 갤럽과 라스무센 등 매일 지지율을 조사하던 업체 수치에서도 오바마를 확실하게 앞섰다.
8일 발표된 USA투데이ㆍ갤럽 조사에서 `대선에서 투표를 하겠다`는 공화당 지지층이 지난달 40%에서 전대 이후 60%로 한 달 만에 무려 20%포인트 급등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60%에서 67%로 7%포인트 느는 데 그쳤다.
AP통신은 "전당대회는 대개 단기간 지지율 반등을 가져오지만 올해는 매케인의 반등 효과가 약간 더 크다"고 분석했다.
페일린 효과 핵심은 매케인에게 마땅치 않은 시선을 던지던 백인 보수층을 집결시키는 대목이다. `하키맘`(자식을 위해 뭐든지 하며 억척스럽게 사는 엄마)`을 자처하며 스스로 보통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한 그의 이미지가 먹혀들었다. 그가 후보 지명 후 했던 연설에서 억척 남성을 지칭하는 `핏불`(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강인한 테리어종 사냥개)과 `하키맘` 차이는 립스틱을 바르고 안 바른 점밖에 없다고 했던 말에 평범한 미국인은 환호했다.
페일린은 개혁적인 이미지와 낙태 반대, 가족 중시 가치관의 표상처럼 등장해 일련의 흠집이 속속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가려지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페일린 카드 선택이 회심의 역전타가 되고 있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페일린의 주지사 경력을 예로 들어 "그는 행정 경험이 있다"고 언급하고 "워싱턴 행정분야에서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부시 대통령은 "매케인이 고무적인 선택을 했다"고 좋아했다. 로마를 방문 중인 딕 체니 부통령도 "전당대회에서 그의 모습은 최고였다"고 동조했다.
한편 페일린이 착용한 안경도 인기를 끌고 있다. 페일린 무테 안경(모델명 MP-704)은 디자이너 가즈오 가와사키가 디자인한 일본 안경회사 `마수나가` 제품으로 개당 3만3600엔(약 34만4000원)이다.
민주당 오바마 후보 측은 선거 광고를 통해 매케인-페일린 공화당 측 후보들을 향해 정면 공격에 나섰다. 특히 돌풍의 주역으로 꼽히는 페일린 부통령 후보의 주지사 재임 중 행적을 끄집어내 그의 개혁적인 이미지에 대한 흠집 내기에 주력하고 있다.
페일린 효과가 단기간 바람에 그칠 것인지 11월 4일 대선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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