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美공화당의 국가제일주의(2008.9.8)
과연 `공화당`다웠다. 보수를 자임하는 그들이 내건 기치는 `국가 먼저(Country first)`였다.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받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국가제일주의라는 기치를 자랑스러워했다.
`국가제일주의`가 대체 무슨 의미일까. 가족은 뒷전에 미뤄도 좋다는 말인가. 정당은 어느 순서에 있나.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사람들에게 국가제일주의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답변은 다양했다. 애국심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희생과 봉사라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평범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으로 다가올까.
이라크 전쟁터에서 목숨을 바친 젊은 병사. 전쟁터에서의 복무를 마치고 귀환했지만 사회 적응에 실패하고 고생하는 퇴역군인.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물에 잠겨 허우적대는 주민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던 소방관. 그러면 집 없는 부랑자들에게 매일 음식을 나눠 주는 작은 교회의 전도사는 이들과 달리 대접받아야 할까.
국가란 사람들에게 생활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의 한 단위에 불과하다. 가족, 학교, 교회, 회사 등 다른 공동체와 동렬에 있을 뿐이다. 국가제일주의는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히틀러의 나치주의나 스탈린의 사회주의를 떠올리게도 한다.
공화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국가제일주의라는 기치를 내건 진짜 배경은 따로 있었다. 당의 한 전략가가 솔직하게 말했다.
첫째는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의 `영웅 만들기`를 위해서였다. 베트남전쟁 때의 포로 경험을 강조하려는 선거전략이다. 둘째는 뗄 수 없는 관계인 같은 당 현직 대통령의 별볼일 없는 지지도와 선을 긋기 위해서였다. 가까이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시 대통령에 대한 견제였다.
복잡하지만 명료했다. 국가제일주의는 어디까지나 당원용이었다. 이라크전쟁, 부시 대통령 등 당과 얽혀지는 것들은 잊고 국가를 먼저 생각해 표를 찍으라는 얘기였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yoon218@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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