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와 북미 관계

美, 북한 테러지원국 곧 해제(2008.10.11)

joon mania 2015. 7. 30. 18:26
美, 북한 테러지원국 곧 해제(2008.10.11)
"신고대상만 우선검증" 北ㆍ美 합의한듯…日은 반대

미국이 조만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한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검증 방식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핵 사태가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외교소식통들은 "미국이 이달 중순을 전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고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ㆍ미 간에 협의한 검증 의정서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조만간 미국 정부 내에서 최종 결정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된다면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으로 1988년 1월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이후 20년 만에 족쇄에서 벗어나게 된다. 

구체적인 북ㆍ미 간 합의내용은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분리 검증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분리 검증안이란 북한이 중국에 제출한 정식 신고서에 담긴 영변 핵시설을 먼저 검증한 뒤 북ㆍ미 간 비공개 의사록에 담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문제는 추후 검증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장관은 "이번 북ㆍ미 협의는 북측 동의 없이 사찰할 수 있는 강제 사찰과는 다른 개념이 될 것"이라고 말해 그동안 테러지원국 해제 전 `완벽한 검증체계`를 주장했던 미국이 한발 물러섰음을 시사했다. 

미국 내 강경세력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분리 검증안에 대해 "미국 외교의 수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외교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는 이미 결단을 내린 상황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이 미국 내 강경파와 일본 등을 고려해 최종 발표 시점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즉각 제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이와 관련해 일본과 좀더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1970~1980년대 일본 민간인 납치 문제 해결을 선결과제로 제시하며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면 이를 대내 선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측에서 `선물`을 받아냈다는 점을 강조해 김정일 위원장 건겅 이상설, 식량난 등으로 흔들리는 민심을 다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테러지원국 해제 시점에 맞춰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서울 = 손일선 기자]

美, 북한 테러지원국서 제외…日, 반발
영변 등 순차적 검증…6자회담 곧 재개될 듯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마침내 제외했다. 

지난 1988년 1월 북한의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으로 명단에 오른 뒤 20년 9개월만의 조치다. 

미 국무부 숀 매코맥 대변인은 성 김 북핵특사, 폴라 드서터 검증.준수.이행담당 차관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공식 발표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미국이 추구했던 모든 요소가 핵검증 패키지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재가동 움직임을 중단하고 핵불능화로 복귀한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영변 시설 등에 대한 검증 작업을 곧바로 추진한다.

이번 조치로 북한은 국제기구로부터의 자금 지원을 받거나 국제 기구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을 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주 북한을 방문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사이에 이뤄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보고를 받은 조지 부시 대통령은 합의 내용을 재가함으로써 이날 발표토록 했다. 

미국측은 그동안 강경하게 반대해온 일본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지만 발표후 일본측은 여전히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은 북한에 핵 검증 자료를 제출하면 이에 맞춰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약속해 지난 8월 11일 실행 시한을 맞았으나 정작 조치를 유보했다. 북한이 핵검증 체계 구축에 미국의 요구대로 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