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美 232년만에 첫 흑인대통령 오바마 역사를 새로 쓰다(2008.11.6)

joon mania 2015. 7. 31. 15:50

오바마 역사를 새로 쓰다(2008.11.6)

美 232년만에 첫 흑인대통령…매케인에 압승

최대이슈는 경제…변화 리더십 선택

상ㆍ하원, 주지사도 민주당이 휩쓸어




역시 경제였다.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로 본격화된 경기 침체에 미국 국민들은 경제 회생을 이뤄낼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했다. 경제 이슈에 대한 관심과 주문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외친 `변화`와 맞물렸다. 그리고 미국 국민들은 변화를 위해 인종이라는 장벽을 뛰어넘었다. 뉴욕타임스는 "국민들이 첫 흑인 대통령을 선택함으로써 과거 미국 정치의 인종 장벽은 철거됐다"고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실시된 제44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47)가 당선됐다. 오바마는 미국 건국 이래 232년 만의 첫 흑인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이날 선거에서 오바마는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338명(한국시간 6일 0시 현재)을 확보해 163명에 그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던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과거 공화당 지지 성향 지역에서 대부분 승리를 거둔 덕분이다. 일반 유권자들의 득표율에서는 52%로 매케인 후보에 비해 5%포인트 앞서는데 그쳤다. 선거일 직전까지 지지율에서 8~10%포인트 안팎의 우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실제 득표에서는 적지 않은 괴리를 보인 셈이다. 


전국 득표율에서 이처럼 예상과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은 것은 백인 부동층의 `흑인 대통령에 대한 망설임`이 아직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한국시간 6일 0시 현재 선거를 통해 상원에서 56석을 장악하면서 40석에 그친 공화당에 절대 우위를 확보했다. 또 하원에서도 251석으로 173석의 공화당을 압도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의회와 행정부를 모두 장악하는 일방적인 정치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번 대선은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 투표율이 65%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후보 간 대결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 대상 출구조사에서 투표에 가장 영향을 미친 것으로 경제 이슈를 지적한 응답자가 62%에 달했다고 전해 경제가 선거의 승부를 가른 명제였음을 보여줬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 같은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금융위기 해법과 수습방안 제시부터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 인수를 위한 협의와 함께 차기 정국 구상의 핵심은 금융위기에 대한 대국민 선언이어야 하는 셈이다. 


오바마는 이런 점을 겨냥한듯 4일 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그랜트 파크에서 열린 당선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의 앞길은 길고 험난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원했던 변화를 위해서는 승리에 취해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며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바마는 이어 "우리는 미국의 진정한 힘은 군사력이나 부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기회 그리고 변치 않는 희망임을 입증했다"며 "미국은 변화할 수 있다. 미국이여, 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처한 환경을 지난 1932년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정권 인수 시기와 흡사하다고 비교한다. 금융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미국호`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의미다. 


오바마 당선인은 당장 오는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G20 정상회담에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미국의 새로운 지도자로서 세계 정상들에게 차기 정부의 경제운영 방향을 보여주며 금융위기 수습에 대한 의지를 단호히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