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재정지출 확대해 경기 살린다…케인스주의 부활(2008.11.10)

joon mania 2015. 7. 31. 16:12

재정지출 확대해 경기 살린다…케인스주의 부활(2008.11.10)

◆달라지는 미국 달라지는 세계 ④◆ 


`케인스주의 부활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이 갖는 정책과 사고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미국은 레이거노믹스라는 물결이 지배해왔다. 클린턴 행정부의 8년 정도가 예외였을 뿐이다. 레이거노믹스는 `시장 지상주의와 작은 정부` 논리였다. 풀어 말하자면 개인과 기업의 재산권 중시와 국가 권력의 시장 개입 최소화였다. 


나아가 `탈규제와 국경 없는 시장`도 강조됐다. 이는 197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로 포장됐다.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배경은 이른바 `시카고 학파`에서 뒷받침됐다. 밀턴 프리드먼과 그 후예들을 중심으로 한 시카고대학 경제학자들이다. 시카고 학파는 경제적 방임주의를 내세웠다. 


미국은 이런 논리를 전 세계에 전파시켰다. 무차별적인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압박을 주저하지 않았고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의 과실을 이뤄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에서 시장은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부시 행정부가 시장의 자율적인 치유와 작동을 기대하고 주저하는 사이 결국 위기를 키웠고 이는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신자유주의적 기조에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부 개입 최소화 논리가 어우러진 결과였다.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은 이런 신자유주의와 정부 개입 최소화 논리에 종지부를 찍는 분기점이다. 


동시에 신자유주의 대신 케인스주의가 부활하고 있음을 대외에 공개적으로 인식시킨 상징이다. 케인스주의는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한 시장의 자기 조정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전제 아래 정부가 재정지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금융위기로 부시 행정부는 본의 아니게, 그리고 불가피하게 케인스주의를 받아들였다. 7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과 정부의 은행 지분 매입 등 조치에서 30여 년간 이어져온 신자유주의 물결을 밀어내고 케인스주의는 이미 채택됐음을 보여준다. 


오바마의 등장은 케인스주의를 전면에 더욱 부각시키고 공식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시장 개입에 대해 적극성을 보여온 민주당의 경제 정책과도 직결된다.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장은 정부에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부 개입은 또 다른 역작용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과도한 개입은 국민에게 사사건건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게 만들고 이는 경제 주체의 무책임과 소극성을 유도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시장 개입에 적절한 논리와 기준을 만들지 않으면 신자유주의로 복귀가 머지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