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련 일반 기사

환율안정 최우선…은행자본 확충 서둘러야(2009.1.7)

joon mania 2015. 8. 1. 21:29
환율안정 최우선…은행자본 확충 서둘러야(2009.1.7)
경제연구원장 `한국 위기해법` 좌담회

◆매경 샌프란시스코포럼◆ 

김윤배 차기 한미경제학회장,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이종원 한국경제학회장,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김준한 포스코경영연구소장,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장(왼쪽부터) 등 국내 주요 학회ㆍ경제연구원장들이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서 경제좌담회를 했다.
2009 매일경제 샌프란시스코포럼과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 참석한 국내 경제연구원장들은 5일(현지시간) 좌담회를 하고 "미국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면서도 정책 일관성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한국 정부의 위기극복 대책과 컨트롤 타워 기능이 미흡했다며 경제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응책을 적시에 마련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또 외환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은행 자본 확충이 시급하다는 정책 조언도 제기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과 이종원 한국경제학회장, 김윤배 차기 한미경제학회장,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준한 포스코경영연구소장,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장이 참석했다. 

-조경엽 매일경제신문 부국장(사회)=글로벌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미경제학회를 둘러봤는데. 

▶김준한 포스코경영연구소장=미국 경제학자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만 해도 여러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방법론의 방향성이 일정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미국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 같다. 미국 내 경제학자들이 내놓는 처방은 대개 비슷하다. 경제위기를 들여다보는 접근법이 다른 것 같지만 처방을 이끌어가는 절차는 유사하다는 얘기다.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한 곳으로 수렴되고 있다.

경제학자들 처방을 모으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잘될 것 같다. 이런 점은 우리가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는 같은 말을 쓰면서 다른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말하자면 미리 결론을 정해 놓고 몰아가는 것 같다는 얘기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장=재무분야 박사들 논문을 보니 주목할 게 많았다. 금융위기를 거론할 때 그동안 위험관리를 방만하게 했다는 주장이 돋보인다. 근본적으로 가격결정구조는 수익률과 위험이라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현상이 발생할지를 모르는 모호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등장했다. 모호성 문제를 커버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전 세계적인 자본 이동에 대한 연구도 활발했다. 한국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한국은 스몰 오픈 이코노미라는 특징이 있다. 우리와 같은 구도에서는 자본이동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김윤배 차기 한미경제학회장=경제학자들이 결국은 미국 입장에서 얘기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을 텐데 미국 위주로 어젠더가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한국에서 펀드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여전한 것은 염려스럽다. 돌아가더라도 철저하게 하면서 천천히 갈 필요가 있다. 

-올해 한국 정부가 고려해야 할 시사점은. 

▶이종원 한국경제학회장=신정부 정책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시장주의도 아니고 비즈니스 프렌들리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균형감각 있게 경제상황 전체를 커버할 기회도 없었다. 위기관리 대책과 컨트롤 타워도 부족했다. 

▶김윤배 학회장=준법정신이라던가 룰 베이스(rule base) 경제가 확립되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번 기회에 룰 베이스 이코노미가 정착됐으면 한다. 우리는 경제가 발전했어도 정치가 후진적이라는 게 문제다. 경제 파이가 커지면서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발전도 어렵지만 정치발전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김준한 소장=정책 수립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차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인식의 시차도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비회복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민간소비가 저조한 상황에서 정부소비를 늘려야 한다. 정부 재정지출을 늘리는 게 급선무다. 미국은 물론 중국도 대규모 재정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재정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위기에 대응해 나갈 수 있다. 

▶현정택 원장=세세한 정책 자체보다 국가가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중앙은행, 특히 국회가 움직여 가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앞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부각될 텐데 이념 대립 양상으로 가서는 안 된다. 또한 처방이 너무 늦다는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유가환급금이 지난해 4월에 결정됐지만 유가가 다 떨어지고 난 연말에서야 지급됐다. 적절한 처방이라고 볼 수 없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놓고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비난도 있지만 거꾸로 볼 필요도 있다. 국회 상황은 대의민주주의 그대로다. 이걸 막으면 광화문 네거리에서 육박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이 이슈가 됐다고 보나. 

▶현정택 원장=현재 진행되는 논의는 절대 미국식 시장주의가 끝났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시스템 미비를 보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파생금융상품이 발달한다면 감독을 더 강화하자는 것이다. 금융감독체계를 건전화하는 것이다. 만기 시장 불일치, 외환시장의 협소 문제에 대해 규모를 늘리면서 불완전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말한다. 시장주의 체제 자체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김형태 원장=신자유주의 논의에 가장 중심이 되는 게 금융시장이다. 말하자면 팽이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팽이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하부구조를 단단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신자유주의 비판 논의는 그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자율구조로 가던 분위기에 역풍을 맞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지. 

▶김종석 원장=거시정책 구조에서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게 정부 기능이다. 거시정책 실행에서 정부 역할은 과감할 필요가 있다. GDP에서 전체적인 정부 비중이 높아지는 게 문제라는 것이고, 자원배분 과정에서 정부 역할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정택 원장=구분이 매우 중요하다. 거시정책이나 금융 부문에서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생산ㆍ노동분야에서 정부 개입이 줄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다른 얘기다. 

[특별취재팀 = 조경엽 국제부장 (부국장) / 윤경호 특파원 / 위정환 특파원 / 김경도 특파원 / 노영우 기자 / 이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