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USTR대표 "FTA 새 해결책 모색"(2009.4.25)

joon mania 2015. 8. 6. 11:19
USTR대표 "FTA 새 해결책 모색"(2009.4.25)
한 - 미 FTA 돌파구 열릴지 촉각 … 정부 "원론적 발언"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향배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언급을 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조지타운대 로스쿨에서의 특별 강연을 통해 "기존에 체결한 FTA를 지연시켜온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정부간에 이미 서명을 해 놓고 의회 비준 동의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 3국과의 FTA를 겨냥한 것이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 FTA 가운데 파나마와의 협상을 올 상반기에 우선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커크 대표도 이날 "파나마와는 완성 단계의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올 6월 말 파나마 대통령 선거 전에 의회에서 미ㆍ파나마 FTA를 비준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반면 한국과 콜롬비아는 시간을 갖고 보완한 뒤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장에서 커크 대표는 한ㆍ미 FTA와 관련해 두 가지 표현을 했다. 

먼저 "한국과 관계된 문제들에 대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USTR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이나 요구를 내놓지 않고 있다. 

론 커크 대표를 보좌해 한ㆍ미 FTA 실무를 지휘할 부대표로 마란티스 드미트리어스 전 상원 재무위 전문위원이 내정돼 있지만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해 업무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그가 자리에 앉아야 추가 협상이든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한 내용이든 채울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콜롬비아 정상들과 각각 만나 양국간 FTA 진전 방안을 찾아보자고 합의했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지난 2일 런던 선진 20개국(G20)회의에서,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는 17일 미주정상회의에서였다. 커크 대표는 이런 정황을 압축해 "한국ㆍ콜롬비아와는 앞으로의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크 대표가 한ㆍ미 FTA와 관련해 `대화 하고 있다`거나 `진전을 모색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정작 양국 실무진간에는 아직 구체적인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도 아직 통상 정책에 관해 정리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리 정부는 커크 대표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채 다가오는 정상회담 사전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치권 내 기류와 일맥상통하게 정부 역시 6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을 최종 처리하되 시점은 정상회담 이후로 희망하고 있다. 

전체회의를 통과한 비준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로 넘어가 의원 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미국 의회 주요의원들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ㆍ미 FTA 비준을 조속히 처리하자는 내용의 촉구 서한을 보낸 것도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쇠고기시장 완전개방과 자동차 비관세장벽 제거 등 기존 민주당 요구사항이 담겨 있기는 하지만, 북ㆍ미관계 경색 등 주변 정황이 변한 만큼 한국과 관계를 더욱 공고히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경제 상황이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파나마와의 FTA 등 먼저 비준처리해야 할 FTA가 있는 만큼 한ㆍ미 FTA 비준은 그리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야당이 정상회담 이후 본회의 처리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정상회담 논의 결과에 따라 다시 강경한 자세로 선회할 공산도 크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