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명중 1명 정신질환, 한국 이러다간 큰일난다(2012.2.17.)

joon mania 2015. 8. 9. 01:30
6명중 1명 정신질환, 한국 이러다간 큰일난다(2012.2.17.)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0년 새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 환자가 6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0만여 명이 최근 1년 사이에 우울증을 경험했으며,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정신질환을 앓은 이가 6명 가운데 1명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증 발병은 각자 다른 사정에서 출발하겠지만 이렇게 통계상으로도 눈에 띄게 환자가 늘어난 것은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 전반의 거친 환경 때문이다. 압축 성장 과정에서 가속된 과도한 경쟁이나 빈부격차 확대로 인한 양극화 등의 현상은 사회 구성원들을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NEF)의 행복지수 순위에서 2009년 조사대상 143개국 중 한국은 68위에 그쳐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남자의 경우 우울증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20대와 50대였다. 입시와 취업을 위한 경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20대를 우울증의 수렁으로 밀어넣었을 것이다. 빈부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노후 불안 등은 은퇴세대인 50대에 우울증의 덫을 씌운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며 불안에 떨었거나, 1등이나 상위권 대학 같은 성적 만능주의에 내몰리다 견디지 못한 10대들의 자살도 빈번하게 터져나오고 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은 우울증 같은 불안장애에서 유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예방책을 시급히 강구하고 사회적 차원의 인성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가운데 한국의 자살률이 1위로 나타나 참담하다. 
구성원에게 우울증을 유발한 사회적 스트레스는 더 확산될 경우 공동체를 향한 분노로 나타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차별적인 폭력이나 극단적인 파괴 행위로 연결된다. 최근 전 직장 동료들을 향해 엽총을 난사해 3명을 사상한 사건이나 가족을 동반한 집단자살 같은 사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은 이미 심각한 지경에까지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대의 분노 표출을 막으려면 경제성장을 통한 일자리 제공이 해법이고, 50대 은퇴세대를 안심시키려면 복지 지출을 늘려 사회안전망을 더 공고하게 구축해야 한다. 재정 지출 구조를 개혁하고, 효과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복지를 확대하려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