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世智園] 5대양 7대주(2014.3.6.)

joon mania 2015. 8. 10. 16:38

아들은 끝까지 `5대양 7대주`라고 우겼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고 했다. `5대양 6대주`가 아니라 지구에 대륙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에다 북극해와 남극해 등 5개 큰 바다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육지에 관해서는 6개 대륙에다 남극 대륙을 추가했다. 십수 년 전 미국 대학에서 연수를 할 때 일이다. 
남극지대 면적은 1300만㎢로 오세아니아 2배에 이른다. 너무 추워 살 수 없지만 엄연히 지구 육지 표면적 중 9.3%를 차지한다. 남극에서 발견된 나무화석과 2억년 된 공룡 화석으로 과학자들은 한때 생물이 번성했다고 추정한다.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화석과 동일해 지구 판구조론 근거로도 활용된다. 
북극은 육지처럼 보이지만 실은 얼어붙은 바다다. 지중해 6배 크기다.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을 뿐 자체 육지를 갖고 있지 않다. 평균 수심이 1200m에 최저 5502m까지 깊으니 다른 대양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1995년 1800㎞ 북극해 도보 횡단에 사상 두 번째로 성공한 기록을 갖고 있다. 허영호 대장이 이끄는 원정대가 그해 3월 12일 러시아 콤소몰레츠섬 아크티췌스카에서 떠나 북극점을 넘어 캐나다 최북단 엘즈미어섬 워드헌터에 6월 19일 도착했다. 
1988년 캐나다ㆍ러시아 합동원정대가 최초였다. 남극 대륙에는 석탄 은 우라늄 등 엄청난 자원이 매장돼 있으나 1961년 발효된 남극조약에 의해 영유권 주장이나 자원 개발을 못한다. 최초 12개 서명국을 포함해 지금은 45개국이 가입했다. 
우리는 1988년 동쪽 끝 킹조지섬에 세종기지를 설치하면서 남극 연구와 평화적 이용에 동참했다. 지난달에는 대륙 북서쪽 테라노바만에 장보고기지를 준공해 2개 이상 상주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 반열에 들어갔다. 9개 나라는 이미 남극을 대륙으로 보고 우리보다 앞서 열심히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이번 기회에 우리 아이들에게도 남극 대륙 존재를 더 각인시켰으면 한다. 교과서부터 `5대양 7대주`로 고치고 교육시켜 남극 대륙을 향한 꿈을 더 키우도록 만들자. 
[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