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선보인 하우스푸어 상품 실험(2012.9.13.)
자기 집을 갖고 있어도 대출 빚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우리금융이 기존 부동산 관리처분신탁 방식을 활용한 구체적인 상품을 내놓고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대출받은 집주인이 주택 소유권을 우리금융에 맡기면 신탁기간(3~5년) 동안 대출이자 수준의 임대료를 납입하면서 기존에 살던 집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주는 구조다. 해당 주택이 신탁자산으로 귀속되면 기존 대출 채권ㆍ채무 관계가 해소되므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출자들은 최장 5년간 혹여 못 갚을 시 발생할 연 16~18%의 연체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나 연 4~5%의 임대료만 내면 된다. 우리금융 상품인 만큼 다른 금융회사 대출을 이용하고 있거나 프리워크아웃 등 다른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면 제외된다. 돈을 갚을 형편이 안 돼 연체 위기가 막 도래한 대출자가 대상이지만 3개월 이상 장기 연체자와 자산이 가압류됐을 때도 해당되지 않는 상품이다. 대상이 상당히 제한되고 총 900억원 규모로 먼저 시행하므로 대상자는 730가구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 한다. 현재 은행권에서 약 2조5000억원의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고 있어 하우스푸어에게 도움을 주려면 다른 은행들도 시급히 유사한 상품을 내놔야 할 것이다. 은행 측은 지원 대상을 선택할 때 기존 대출 원금과 연체이자에 대한 감면은 없다고 했는데 은행이 일정 부분 손실을 감수하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당초 거론돼온 '세일앤드리스백'은 채무자가 주택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이어서 매입가 책정, 취득세 지출 등 복잡한 과제가 많은데 이 상품은 그런 문제점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하우스푸어 문제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생긴 현상으로 당장 당사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사안인 만큼 기왕 지원을 고려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과 2금융권을 합쳐 약 460조원에 달하는 만큼 어차피 이런 종류의 상품만으론 해결이 불가능할 것이다. 당정이 검토해온 배드뱅크나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의 상품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
'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美 양적완화 반짝 대선용이어선 안돼(2012.9.15.) (0) | 2015.08.13 |
---|---|
금융권 고졸채용 실적뻥튀기 책임 물어라(2012.9.14.) (0) | 2015.08.12 |
MB와 악수 후 독도 광고로 뒤통수 친 日 노다(2012.9.12.) (0) | 2015.08.12 |
증권ㆍ보험사 매각명령 법안 목적이 뭔가(2012.9.11.) (0) | 2015.08.12 |
중국경제 악화일로 한국에도 비상이다(2012.9.10.) (0) | 2015.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