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 변화 주시해야(2013.12.14.)

joon mania 2015. 8. 25. 11:14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상황 변화 주시해야(2013.12.14.)


북한이 지난 12일 장성택 사형을 집행했다고 어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자로 낙인찍어 공개적으로 끌어낸 뒤 나흘 만이니 충격적이다. 북한 형법 60조에 해당하는 국가전복음모행위라며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사형을 판결했다지만 그렇게 전격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세계에 없다. 노동신문은 13일자에서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려는 듯 장성택 사형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장성택은 당의 유일적 영도를 거부하는 중대 사건을 발생시켜 측근을 규합해 자기 부서를 소왕국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김정은 체제에 도전하면 최측근이라도 가차없이 처단한다는 공포심을 간부와 주민들에게 심어주려 한 것 같다. 장성택 잔당에 대한 피의 숙청이 이어질 게 뻔해 김정은의 극단적인 공포정치는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장성택 사형을 집행한 날 북한은 우리에게는 물론 G20 국가와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를 향해 개성공단을 매개로 교류 확대를 제안하고 나왔다. 대내적으로 살벌한 지배체제 강화작업을 벌이면서 대외적으로는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내부 사정에 관계없이 개성공단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개최 제의를 우리 측에서 수용했으니 지난 9월 3차 회의 이후 석 달 만으로, 오는 19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기반시설과 입주 기업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북한은 또 G20 국가와 IMF 등 국제기구 대표단의 개성공단 방문을 수용해 주목된다. 국제기구와 서방 주요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외부 세계가 북한의 공포정치를 보는 나쁜 시각을 완화하려는 제스처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개성공단 국제화에 일조한다면 좋은 신호일 것이다. 장성택이 시진핑 체제의 중국 지도부와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북ㆍ중 관계 변화도 관심사다. 북한은 중국 주도로 개성~신의주 간 고속철도와 도로 건설에 나서겠다고 장성택 체포 당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북ㆍ중 유화관계 유지에 작지 않은 신경을 쓰는 기류다. 정부는 어제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관련 상황을 점검했다. 국방부도 북한의 우발적 도발에 대비해 전군 경계근무를 강화했다. 북한이 내부 권력투쟁을 덮기 위한 추가 핵실험 등 대외 돌발행동에 나설지에 대비해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동맹국ㆍ관련국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