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야권의 이른바 대권주자들 행보를 보면 지금이 대선을 치른 지 1년 된 시점인지 차기 대선을 1년 남긴 시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딱 1년 전 오늘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렀고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 20일로 잡혀 있다. 그럼에도 일부 야권 주자들은 4년이나 남은 대권 레이스에 본격 뛰어든 형국이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대선 직후 패배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했다가 돌연 북콘서트에서 먼저 치고 나왔다. 본인은 안철수 의원 신당 창당에 자극받았을지 모르나 현실은 그렇다. 이에 뒤질세라 손학규 고문은 본인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를 통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그제 "김대중ㆍ노무현을 잇는 장자로서 집안을 이어가겠다"고 가세했다. 정동영 전 의원까지 출판기념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 때 지분 확보를 계산했을지 모르나 국민은 얼마나 한심하게 여길 것인가. 미국도 대선이 3년 남았는데도 대권후보들은 잠잠하다. 한국에서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권에서 후보들이 난립하는 꼴인데 이는 예의가 아니다. 지난 1년간 대선 불복 선언, 막말 파동으로 국회를 마비시켜온 것도 모자라 이제 4년간 대권게임으로 날을 지새우겠다는 것인가. 오죽하면 김한길 민주당 대표조차 지금은 개인적 정치 목표를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한탄했겠나. 대권후보 반열에 오를 정도인 정치인이라면 국민에게 큰 빚을 진 사람들이다. 작금의 정치, 경제, 외교안보 상황이 지도자를 자임하는 그들에게 '현재'를 건너뛰고 '내일'만 쳐다보게 할 만큼 한가로워 보이는지 묻고 싶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젊은이들은 차기 대선에 누가 나오는지 관심없다. 차기를 말하기 전에 현안부터 먼저 푸는 게 대선주자들이 할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제1야당을 설득해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여 대화합 속에 3선 임기를 시작한 독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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