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필동정담] 황금연휴 (2016.9.14.)

joon mania 2016. 9. 13. 17:32
[필동정담] 황금연휴 (2016.9.14.)
          

추석 명절 덕분에 오늘부터 닷새간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올해를 넘어 내년 가을 황금연휴를 벌써부터 거론하며 들떠 있다. 2017년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흘 동안 빨간 날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10월 2일만 일하는 날이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데 많은 직장에서 권고 휴일로 지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다.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연휴를 만든 바 있다. 1988년엔 9월 17일 서울올림픽 개막일을, 2002년엔 한·일 월드컵 4강을 기념해 7월 1일도 임시공휴일을 만들었다.

황금연휴 만들기에 관한 한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봄에는 골든위크, 가을엔 실버위크라는 명칭의 연휴가 있다. 골든위크는 4월 하순부터 5월 초순에 걸친 일주일이다. 일왕 생일부터 시작해 노동절, 헌법기념일, 숲의날,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기간이다. 골든위크는 영어사전에 존재하는 표현은 아니다. 연휴 때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많아지자 1950년대 한 영화사 대표였던 마쓰야마 히데오가 골든위크라는 이름을 처음 쓰면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고 이후 고유명사로 굳어졌다. 실버위크는 9월 하순 경로의날과 추분의날을 활용해 연휴를 만드는데 중간에 국민의날이라는 대체휴일을 끼어넣어 길게 이어지게한다.

일본은 공휴일을 주말과 겹치지 않게 아예 다른 월요일로 지정하는 `해피 먼데이`라는 제도까지 도입해 쓰고 있다. 우리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대체공휴일제를 2014년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 설, 추석과 어린이날이 토·일요일과 겹치면 그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휴일로 만드는 것이다.

나라마다 애써 황금연휴를 만드는 건 쉬면서 재충전하라는 취지이지만 여행이나 레저활동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려는 경제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해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연휴로 만들면서 얻은 내수 진작 효과를 대한상의는 1조31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다. 관광·음식·숙박업과 백화점 등 유통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5%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추석에 고향을 찾아가 차례도 지내야겠지만 긴 연휴 중 하루이틀 쪼개 여행길에도 나서면 일석이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니 계획을 잘 세워볼 만하다.

[윤경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