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北 지뢰 도발,남북관계 망치는 최악 자충수다 (2015.8.11.)

joon mania 2018. 12. 5. 11:32

[사설] 北 지뢰 도발,남북관계 망치는 최악 자충수다 (2015.8.11.)


     

군 당국의 조사 결과 지난 4일 비무장지대(DMZ)에서의 지뢰 폭발은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에 의한 사고였다니 놀랍다. 최전방 추진철책 1.5m 통문 바닥에 매설돼 있던 지뢰 3개가 잇따라 터져 우리 병사 두 명이 다리와 발목을 잃는 참사였다. 통문은 DMZ로 들어가는 우리 병력의 출입문인데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남쪽으로 440m나 넘어와 인명 살상을 노린 목함지뢰를 설치해 발생한 사고인 만큼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다.
북한이 몰래 지뢰를 설치했다면 이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 우리 군의 DMZ 감시 허점을 먼저 짚지 않을 수 없다. 2012년 10월 고성 동부전선으로 북한군 병사가 넘어와 우리 군 초소 창문을 두드리며 귀순 의사를 표명한 사건이나, 올해 6월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하루 지난 뒤 발견됐던 황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아직도 경계의 허술함이 보완되지 않았다면 지휘 책임부터 엄하게 물어야 한다. 북한군이 작년 말부터 군사분계선 근처에 지뢰를 묻는 특이 동향을 간헐적으로 보여왔다는데 이번 수색에 지뢰 탐침 등 세심한 신경을 썼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쉽다.
우리 군은 즉각 보복응징 의지를 천명해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판이다. 특히 16일부터 열흘간 실시되는 한·미 간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에 북측의 추가 도발로 인한 험악한 상황까지 빚어질까 걱정스럽다. 이번 사고가 북한 군 지휘부의 지시가 아니라 해당 지역 부대의 자체 작전이라면 일시적 일탈로 봉합될 수 있지만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니 북측은 무조건 잡아떼지 말고 유엔군사령부의 장성급 회담 요청에 성실하게 응하기 바란다. 북한은 올해 광복 70주년과 노동당 창건 70년이라는 정치적 일정을 대외관계 개선 기회보다는 내부 결속에 더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최근 말레이시아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에서 북측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며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까지 들먹이기도 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어떤 의도였든 간에 결과적으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최악의 자충수이니 속히 해법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