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미통화스왑 속히 추진해 안전장치 확실히 갖춰라(2016.3.1.)

joon mania 2018. 12. 7. 10:01

[사설] 한미통화스왑 속히 추진해 안전장치 확실히 갖춰라(2016.3.1.)


외국자금 매도 주식에서 채권으로 번져
북핵갈등 지속되면 유출 가속화 우려
美日과 통화스왑 재추진 시장 안심시켜야

달러 대비 원화값이 어제 장중 1240원대까지 가면서 5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원화값은 올 들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는데 지난달에만 3% 이상 하락해 주요국 중 아르헨티나 다음으로 많이 떨어졌다. 원화 약세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보유 중인 채권을 팔고 나가는 심상치 않은 조짐까지 나타나 찜찜하다. 외국인들은 2월 한 달간 채권시장에서 4조원어치 순유출을 기록하며 보유 물량의 4%가량을 덜어냈다. 순유출 규모로만 보면 지난해 12월 7800억원, 올 1월 4900억원에 불과했으니 눈에 띄는 증가세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에는 보유 주식을 각각 3조1000억원어치씩 팔아치우다가 2월에는 주춤하더니 대신 채권으로 옮겨간 형국이다.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액은 주식 404조원, 채권 101조원 등 500조원가량이다. 원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는 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부각된 지정학적 불안감에다 가속되고 있는 원화값 하락 행진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거나 원화 강세에 베팅했다가 손실을 보자 채권을 팔아치우는 움직임이라면 일시적 현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 침체에 따른 악영향과 한국 경제 자체에 대한 비관적 전망 때문에 빠져나가는 '셀 코리아'라면 긴장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일이다.
외환당국은 3673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과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등 환투기를 막을 차단 장치를 갖추고 있으니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거 유출에도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 외환위기를 겪었던 전례를 감안하면 우리는 최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마침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필요하면 미국 측에 한·미 통화스왑을 하자고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2008년 10월 맺었던 300억달러의 한·미 통화스왑이 당시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던 점에서 추후 생길 변동에 대비할 안전장치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사와 위안부 문제로 꼬여 지난해 2월 종료한 한·일 통화스왑도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준다면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