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렉시트發 돈 풀기로 불붙은 환율전쟁 만반 대비를(2016.7.4.) |
각국 중앙은행 경쟁적인 돈풀기 시작돼 |
정책공조 외면한 채 각자 살기에 바쁘니 |
외국자금 이탈 막고 환율변동성 줄여줘야 |
세계 경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혼돈에 빠져든 가운데 이젠 각국 중앙은행이 경쟁적 돈 풀기에 나서면서 뜨거운 환율전쟁을 치를 조짐이다. 진원지인 영국 중앙은행이 파운드화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완화를 강하게 시사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0.28% 절하한 데 이어 추가 절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브렉시트 후 급격한 엔화 강세에 고심하는 일본도 이를 진정시키려는 조치에 가세할 태세다. 덴마크와 스위스 중앙은행은 통화 약세를 이끌려고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 급락 후 기준금리를 바로 인상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췄다. 선진국과 신흥국이 너도나도 환율전쟁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건 브렉시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의 신용도를 기존 AA+에서 AA로 낮췄다. EU체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던 미국도 나 홀로 통화긴축을 강행하기 힘들어졌으니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시장 안정을 위해 각국이 공조에 나섰으나 이번엔 경쟁적인 자국 통화가치 절하로 제 살길을 찾으려는 모습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가 간 경쟁적 통화절하는 세계 경제를 공멸에 빠뜨릴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정책공조를 강조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내 금융시장은 브렉시트 직후 닥쳤던 충격에서 벗어나 거의 평상 분위기를 회복한 모습이다. 지난 주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각국의 경쟁적인 환율전쟁에서 우리만 당하고 있지 않으려면 다른 국가의 완화 기조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특정한 방향으로 통화가치를 묶는 데 주력하는 것보다 환율 변동성을 줄이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자금이 갑자기 나가는 사태를 막기 위한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 금융회사와 기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화 유동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통화스왑을 가능한 한 많이 확대하고 통화가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 공조를 끌어내는 데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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