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北과 뒷거래 中기업 통제가 북핵 해결 열쇠다(2016.9.22.)

joon mania 2018. 12. 11. 16:07

[사설] 北과 뒷거래 中기업 통제가 북핵 해결 열쇠다(2016.9.22.)

      

중국 기업이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를 무시한 채 북한과 뒷거래를 하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의 랴오닝훙샹 그룹은 2011∼2015년에 5억3200만달러어치 물품을 북한과 거래했다고 한다.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의 국방문제연구센터(C4ADS)가 함께 낸 보고서를 보면 훙샹이 북한에 공급한 물품에는 군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 등이 포함돼 있었다. 미사일은 물론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제조 과정에서 중요하게 쓰일 수 있는 원자재들이다.
중국 정부가 훙샹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지만 그나마 미국 국무부와 정보당국이 증거를 제시하며 압박하자 등 떠밀리듯 나선 것이니 문제다. 랴오닝성의 중견그룹인 훙샹의 대북 거래는 북중 접경지대의 보따리 밀무역 수준을 넘는 규모이니 중국 공안에서 막았다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2 훙샹 같은 다른 기업이 중국 정부의 묵인 아래 북한과의 전략물자 거래를 하고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이런 식의 대북 제재는 북한을 옥죄기는커녕 북한이 코웃음만 치도록 할 것인 만큼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통제가 대북 제재의 핵심 열쇠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는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 관련 물자의 대북 거래를 금지했는데 훙샹그룹은 이를 보란 듯이 뭉개 버린 꼴이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의하는 한 훙샹처럼 유엔 결의를 위반하면서 북한과 뒷거래를 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사법 조치에 고삐를 더 조여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2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훙샹그룹의 대북 뒷거래를 보면 미국과 유엔이 기존 대북 제재에서 제외했던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이나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할 수 있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다른 나라 국적으로 위장한 채 일반 무역상품에 전략물자를 숨겨 반입하고 있는 북한 기업과 선박에 대한 감시와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