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이 총리지명자 옆에 두고 직접 인선발표 신선하다(2017.5.11.)
선거에서 당선된 다음날부터 바로 업무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오후 가진 첫 회견은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일이어서 신선하다. 문 대통령은 첫 국무총리로 이낙연 전남지사를 지명했다고 밝히면서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경호실장 등 다른 인선 내용도 직접 공개했다. 무엇보다 당사자들을 대동하고 나와 옆에 세워두고 각각 장점과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선 내용 발표 후 이 총리 지명자 등 당사자와 기자들 간에 문답을 주고받도록 했는데 이 점도 파격적이었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라도 기본적인 철학도 읽을 수 있고 맡아야 할 업무에 대해 얼마나 준비가 돼 있는지 보여줄 기회를 가졌다는 점에서다. 미국 대통령이 각부 장관 인선 때 지명을 받은 이와 함께 나와 발표하는 것과 비슷했다. 새 정부 핵심 요직 첫 인사인데 이를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육성으로 들은 국민은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변화를 실감했을 듯하다. 핵심 요직 인사 발표에만 국한됐지만 새로 취임한 대통령이 업무 시작 당일에 국민 앞에 직접 나선 점은 전임자들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첫 인사 발표를 대변인을 시켜서 했고 본인이 나서 회견을 했던 것은 2013년 2월 취임하고 316일 만인 다음해 1월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였다. 이후에도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즉답을 하는 방식의 회견을 찾아보기는 좀처럼 어려웠다. 이는 두고두고 소통을 하지 않는 불통 대통령이라는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받는 원인이었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불통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통령에 당선되면 가능한 한 자주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는 재임 중 대통령이 한 달에 두 번 이상은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와 주요 사안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의 취임선서에 이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연설을 통해서도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과의 대화를 정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요 사안을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고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강조했듯이 소통하고 대화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실천하려면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가능한 한 많이 해줄 것을 주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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