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수상태 1년 방치한 北의 민간인 억류 9명 더 있다(2017.6.16.)
18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됐지만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간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를 보며 전 세계가 경악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평양에 갔다가 양각도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재판을 받은 뒤 식중독균에 감염돼 수면제를 복용했는데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게 북한 측 설명이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 대표가 지난 12일 평양을 방문해 웜비어를 데리고 나왔는데 그에 앞서 뉴욕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과 사전 접촉을 했다고 한다. 웜비어 석방을 위한 북·미 간 대화 채널 재가동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 해결의 연결 고리로 작용할지 기대하는 쪽도 있지만 웜비어의 처참한 모습에 오히려 북한을 향한 비난이 커지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한 미국인 대학생을 이렇게 만든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사악하고 고립된 체제 가운데 하나임을 고려하더라도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웜비어 사태에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친구를 자임하는 미국프로농구선수(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으로 미국에서 북한 방문 제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미국인의 북한 여행 비자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 윌슨 하원의원 등은 이미 관광 목적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고, 그 외 방문객은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북한 여행 통제법을 발의했다. 웜비어는 석방됐어도 북한에는 미국인 3명과 한국 국민 6명이 여전히 억류돼 있다. 3명의 미국 국적자는 한국계인 김동철 목사와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근무하다 구금된 김상덕·김학송 씨다. 우리 국민 6명은 선교사 3명과 탈북민 3명이다. 이들 외에 탈북민 2명이 실종 상태인데 북·중 접경지역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한국계 캐나다인 1명 등 비공식 통계를 합치면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과 한국계 민간인은 두 자릿수에 이를 수 있으니 심각하다. 북한은 억류 민간인을 미국이나 한국과의 줄다리기에 지렛대로 삼겠다는 술수라면 당장 집어치워야 한다. 무고한 민간인을 붙잡아 구타 등 가혹 행위까지 가하는 것은 반(反)인도적인 처사로 국제사회의 공분만 높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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