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한반도 위협 北 미사일엔 무덤덤, 태평양 떨어지니 화들짝(2017.8.30.)

joon mania 2018. 12. 17. 16:06

[사설] 한반도 위협 北 미사일엔 무덤덤, 태평양 떨어지니 화들짝(2017.8.30.)


      

북한이 29일 아침 최대 고도 550여 ㎞로 29분간 2700여 ㎞를 날아간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태평양에 떨어졌지만 100㎞ 고도로 일본 상공을 바로 통과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일본을 긴장시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13번째인데 이번이 정상 각도로 발사한 것 중에서 가장 멀리 날아갔다. 평양 순안에서 괌까지 거리가 3390㎞이니 일본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북태평양에 떨어뜨려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괌 타격 능력을 우회적으로 보여준 다목적용 노림수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소집해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규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즉각 F15K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MK84 폭탄 8발을 태백 필승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26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3발의 발사체를 쏴 올렸을 때 저강도 도발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던 것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당시 국방부는 개량형 방사포로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식으로 나오다가 사흘 뒤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정정했다. 북한은 31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합동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겨냥해 지난 25일 백령도와 대연평도 상륙 가상훈련까지 실시했는데 비행거리 300㎞로 남한을 직접 겨냥한 미사일 도발에 이렇게 느슨한 태도를 보였으니 의아스러울 따름이었다.
일본은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이번 북 미사일에 아베 신조 총리가 나서서 중대한 위협이라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발사 탐지 5분 뒤 전국에 경보시스템과 주민 대피령을 발동했다. 이에 비하면 북한 공격에 직접 열려 있는 우리의 대응은 부끄러울 정도다. 앞마당에 떨어질 발사체 도발에는 애써 대응 강도를 낮추다가 태평양 바다로 날린 중거리미사일에는 화들짝 놀란 듯 강경 태세를 보였으니 일관성 부재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한 국제사회와 손잡고 제재에 더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 복원을 내세우며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투트랙 기조를 무조건 고집하다가는 오히려 북한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을 문재인정부는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