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김정은의 예측불가 공포정치 北 동향 면밀히 주시할 때(2017.11.22.)

joon mania 2018. 12. 18. 16:07

[사설] 김정은의 예측불가 공포정치 北 동향 면밀히 주시할 때(2017.11.22.)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제1부국장이 처벌됐다는 정보당국의 국회 정보위 보고를 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예측 불가 공포정치가 다시 가동되고 있는 듯하다. 황병서는 군부 최고 실세인 데다 한때 서열 2위에까지 올랐는데 당에 대한 불손한 태도를 문제 삼아 검열을 진행해 처벌했다는 것이다. 총정치국은 북한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무소불위였고 김정은 집권 직후 노동당 간부 등을 숙청할 때 앞장 세웠을 정도였다. 그런데 총정치국이 20년 만에 당으로부터 오히려 검열을 당했다니 김정은을 둘러싼 세력 간 권력 투쟁이 심상치 않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무엇보다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군에도 칼을 휘두른 김정은의 공포정치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이후 도발을 멈추고 있다. 이후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3대가 한꺼번에 한반도 인근에 모였음에도 말폭탄 공세를 누그러뜨리며 주춤하고 있다. 중국의 19차 당대회 후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평양에 파견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김정은이 만나지 않고 돌려보낸 점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초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고개를 드는 듯하던 대화 분위기도 흐트러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북한에 대한 9년 만의 테러지원국 재지정도 최근 기류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여지를 함께 열어놓기는 했지만 북한의 반발 차원 추가 도발을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공포정치 재개가 북한 내 민심의 심각한 동요와 이상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정보당국의 분석도 있다. 당 조직을 통해 주민들의 생활을 감시하려는 일일 보고체계를 만들고 음주가무 모임을 금지할 정도라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중국 특사를 만나지도 않고 2인자 반열에 올랐던 군부 실세를 쳐내는 김정은의 독불장군식 행보는 다음엔 어디로 튈 것인지 예측할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민감한 시기에 북한의 동향 하나하나를 예의 주시하고 파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