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미군 유해 송환 넘어 비핵화 속도내라(2018.7.28.)
북한이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이던 미군 유해 송환을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에 맞춰 한 것은 고도의 전략적 선택인 듯하다. 어제 새벽 오산 미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군 수송기는 원산으로 가 유해 55구를 싣고 오전 11시 오산으로 복귀했다. 유해 송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6·12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김정은에게 고맙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백악관은 대변인 명의로 낸 성명에서 북한의 행동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동력에 고무된다며 아직 돌아오지 못한 5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한 것을 보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설인 동창리 미사일실험장 철거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확인이 없었는데 미군 유해 송환으로 이어졌으니 미·북 간에 행동 대 행동의 보상 같은 주고받기를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정작 미·북정상회담 후 기대됐던 북한 비핵화 후속 조치는 마냥 뒤로 밀려 더딘 행보만 거듭되고 있으니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북한은 비핵화 이행에 구체적인 성의를 보이지는 않은 채 협상의 초기 조치로 한국전쟁 종전선언부터 끌어내려고 덤비는 모습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을 외면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미국과 한국에 종전선언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까지 했다. 그러나 비핵화를 위한 토대를 먼저 탄탄하게 다지지 않는 한 종전선언 같은 다음 단계로 건너뛰기는 어렵다. 당초 미국이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바뀌어도 상관없으니 실질적인 비핵화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남북은 오는 31일 장성급회담을 열고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시범 조치로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논의하기로 했다. 북한 비핵화의 가시적 진전 없이는 남북한 간에도 아무리 많은 분야별 논의를 해본들 한순간 물거품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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