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폼페이오의 평양 비핵화 담판,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2018.10.8.)

joon mania 2018. 12. 26. 15:55

[사설] 폼페이오의 평양 비핵화 담판,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2018.10.8.)


      

네 번째로 평양을 방문하고 7일 저녁 서울로 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전언을 보면 미·북 간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큰 틀의 담판을 지은 듯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제 낮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시간 반 동안 만나 비핵화 실질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그리고 제2차 미·북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등을 논의했다. 폼페이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며 미·북정상회담을 가급적 빨리 열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북한 방문에서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그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힌 걸 보면 양측 간 이견을 상당히 해소한 듯한 기류를 감지할 수 있다.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 협의는 북한의 비핵화 실질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조합에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이미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전문가 참석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고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같은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속도감 있는 상응 조치가 나오면 북한 비핵화가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재차 설명했다. 미국은 완전한 핵신고를 먼저 해야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핵신고 요구를 미루고 영변 등 핵시설의 검증된 폐쇄를 받아들일 것을 미국에 제안했는데 폼페이오가 이번 방북 협의에 강 장관의 중재안을 얼마나 반영하고 활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이 핵시설의 검증된 폐쇄와 핵신고를 하고 미국은 그에 상응해 종전선언에 합의하면 그다음 단계는 대북 제재 완화 논의로 이어질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나 서해경제공동특구,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등 남북 간 경협사업의 길을 터주기 위한 일부 제재 예외 인정을 끌어낸다면 큰 진전이다. 관건은 큰 틀의 합의 이후 세부 항목을 채워가는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양측 간에 신뢰를 얼마나 갖느냐다. 2차 미·북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도 미·북 간 상호 신뢰의 크기와 진정성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