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보육교사 극단적 선택 부른 마녀사냥식 댓글(2018.10.18.)

joon mania 2018. 12. 26. 16:06

[사설] 보육교사 극단적 선택 부른 마녀사냥식 댓글(2018.10.18.)


      

경기도 김포 지역에서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어린이집 교사를 죽음으로 내몬 사태가 맘카페라는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와 그 여파 때문에 발생했다고 한다. 해당 교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뒤에는 다시 아동학대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작성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또 문제 제기의 장이었던 맘카페를 싸잡아 악의 축이라거나 마녀사냥부대라는 비판을 하며 꼬리물기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지난 15일부터 '보육교사의 귀중한 생명을 글 몇 자로 앗아갔다'며 맘카페를 강제 폐쇄해 달라는 등의 관련 글이 20여 건 올랐고 8만여 명이 동의했다니 간단히 넘길 일은 아닌 듯하다.
작성자는 전해들었다면서도 어린이집 행사에서 교사가 원생을 밀치는 등 학대했다는 내용을 올렸다. 3만50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인천·김포지역 맘카페에서는 해당 어린이집과 교사의 실명 및 사진 공개와 함께 다수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심한 압박에 시달리다 투신해버린 교사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였다니 안타까움을 더 키운다. 우리는 지난해 9월 서울 광진구에서 240번 시내버스 기사에게 쏟아졌던 누리꾼들의 무차별적 비난으로 당사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만 준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은 바 있다.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온라인에 퍼뜨리며 공격하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이렇게 잊을 만하면 반복되면서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고 있으니 대책을 고민해야겠다.
한쪽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제기됐더라도 공분을 일으키는 자극적인 사안에 관한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면 누리꾼들은 사실 확인을 제쳐둔 채 달려들어 대상자를 짓밟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익명성 때문인지 모르지만 상대에게 퍼붓는 가학적 공격에 익숙해진 요즘 세대의 병리현상일 수 있는 만큼 사회적 치유가 요구된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끼리만 의견을 나누며 편향된 시각을 더 키우는 메아리방 효과도 경계해야 한다. 악성 댓글로 인한 억울한 피해자가 계속 나타나면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관련 법도 손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