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공직자 처신 왜 신중해야 하는지 보여준 靑대변인 부동산 투자(2019.3.29.)

joon mania 2020. 2. 24. 10:38

[사설] 공직자 처신 왜 신중해야 하는지 보여준 靑대변인 부동산 투자(2019.3.29.)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공직자 재산신고로 공개된 서울 흑석동 소재 부동산 매입에 28일 직접 나서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다. 김 대변인은 배우자 명의로 은행에서 10억2000만원을 대출받는 등 자금을 모아 2018년 7월 재개발구역 내 2층짜리 복합건물을 25억7000만원에 샀다. 아파트 분양 신청에 계속 떨어졌는데 언론인이었던 본인과 중학교 교사였던 아내가 받은 퇴직금으로 마침 자금 여유가 생겨서 샀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집 없이 전세 생활을 했고 현재는 청와대 대변인 관사에서 살지만 그만두고 나가면 노모를 모시고 살아야 하니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의 부동산 투자가 불법 행위도 아니고 해명대로 개인적인 사정도 얽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의 부동산 매입 시점은 지난해 현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외치며 고삐를 조이던 때다. 그 와중에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이 일반인에겐 버거운 거액을 대출받아 재개발 지역의 건물을 매입했으니 정부 정책과 따로 논 듯한 행보로 비친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가까운 친척의 제안이라고 했으나 어떻게 재개발 정보를 취득했는지, 향후 차질 없는 추진을 자신했는지 등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질 법하다. 무주택자로서 실거주를 위한 매입이라고 해도 재개발 후 상가와 아파트 2채를 받는다는 점에서 투기 논란에서 쉽게 벗어나기도 어려운 것이 객관적 정황이다.
김 대변인의 부동산 매입은 투자의 위법성이나 해명의 진실성을 떠나 공직자의 처신이 왜 신중해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노후대책으로 오랫동안 추진했더라도 그가 청와대 대변인 신분이었기 때문에 작년 7월 시점에서는 부동산 매입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히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청와대 대변인 자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부동산 투기 광풍을 잠재우려 9·13대책이라는 고강도 카드를 내놓았다. 김 대변인이 다른 투기꾼들과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면 뭐라 답할 것인가. 숱한 오해와 비판이 쏟아질 것을 예상치 못했다면 그 또한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 공직자의 길은 그만큼 어렵고 책임도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