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추가제재 거듭 부인한 트럼프, 이젠 북한이 답할 차례다(2019.4.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시점에서 대북 추가 제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해 주목된다. 지난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개인 리조트인 마러라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굉장히 고통받고 있다. 그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추가 제재에 대한 필요성을 몇 차례나 부인한 것이다. 일주일 전 트위터를 통해 비슷한 뜻을 밝혔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보완 설명을 한 바 있는데 이번엔 직접 육성으로 확인했다. 오는 1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북한을 향해 던진 유화 메시지인 만큼 복합적인 의미를 담은 것으로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DC로 날아가 하게 될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찾는 데 우리의 역할과 관련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28일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을 견인할 방법을 논의하자며 한미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우리 측의 성급한 대북 제재 완화 언급과 미국 강경파들의 과민 반응에다 여기에 더해진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북한을 협상장에 다시 끌어올 지렛대 구실을 해달라는 주문을 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후에도 양국 정상 간 빅딜을 통한 톱다운 방식의 협상 의지를 갖고 있음을 천명하는 언급으로 보인다. 결국 모멘텀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메시지에 북한이 구체적으로 화답함으로써 찾아야 할 것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입에서 나온 얘기지만 대북 제재를 해제하되 위반 행위가 있으면 복원하는 조치인 이른바 스냅백을 전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에 진일보한 입장을 보였다는 대목도 그런 점에서 주의 깊게 볼 만하다. 미·북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려면 북한이 바뀐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북한이 진정성을 담은 대안을 제시한다면 한미정상회담 전에 우리가 대북특사를 보내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대북 접촉은 한미 간 굳건한 공조와 일치된 비핵화 원칙 위에 진행되는 것이 기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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