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은 미국 싫어하는 나라' 트럼프發 가짜뉴스다(2019.5.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을 겨냥해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고 했는데 참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다. 그는 플로리다주의 한 유세장에서 "매우 위험한 지역에 있는 어떤 나라를 지키느라 우리는 50억달러를 쓰고 있지만 그들은 5억달러만 비용을 지불하는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각료회의 때 "미국이 한국 방위를 위해 연 50억달러를 쓰는 반면 한국은 5억달러만 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으니 이번 발언이 한국을 겨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동맹국에 대한 명백히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우선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은 이렇다 할 근거도 없는 데다 70여 년 동안 우의를 다져온 동맹국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잃은 발언이다. 한국은 미국과 어느 나라보다 긴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 사는 한인만 200만명을 웃돈다. 갤럽이 2018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80%가 미국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물론 정치 성향에 따라 미국을 싫어하는 이들이 아주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를 전체인 양 일반화하는 건 명백한 오류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들먹인 방위비분담금 액수는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엉터리 숫자다. 올해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상 한국의 분담금은 전년 대비 8.2% 늘어난 1조389억원(9억2500만달러)이다. 한국은 한 해 20억달러가량인 미군 주둔 비용 중 대략 절반을 부담하는 것이다. 미군에 무상으로 대여하는 토지 임대료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이니 실질적으로 절반을 훨씬 웃도는 비용을 내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 해외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 건설 및 이전 비용 중 92%를 한국이 부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보도에 대해 자주 '가짜뉴스'라며 공격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근거 없이 한미 우호관계를 훼손하는 발언을 되풀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짜뉴스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제를 거듭 촉구한다. 우리 정부도 그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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