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靑 새 경제팀, 정책 실패 반성에서 출발해야(2019.6.22.)

joon mania 2020. 2. 24. 13:40

[사설] 靑 새 경제팀, 정책 실패 반성에서 출발해야(2019.6.22.)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수석 동시 교체는 사전에 거론되거나 언론에 감지되지도 않은 전격적인 조치였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참모 투톱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은 내각의 경제부총리와 호흡을 맞추며 경제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일해온 경력을 감안할 때 현 정부의 정책기조 가운데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에 힘을 더 싣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호승 경제수석은 정부 출범 초기 일자리기획비서관을 맡은 데 이어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거시경제정책 전반을 챙겨왔다. 두 사람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손잡고 체감할 만한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해봐야겠다.
전임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은 각각 임명된 지 1년도 안 돼 교체된 만큼 그동안의 성과 부진에 따른 문책과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이뤄진 인사로 읽힌다. 1기 장하성·홍장표 라인에 이어 지난해 11월과 6월 각각 보임된 2기 김수현·윤종원 라인도 성장과 고용 등 갈수록 악화되기만 하는 경제지표와 싸늘해지는 민심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는 지경으로 몰렸다고 봐야 한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고 이후 어두운 기류가 확산되면서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2%로, 골드만삭스는 2.1%로 올해 성장률을 내려 잡을 정도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수출은 6개월째 감소하며 뒷걸음질 중이고, 지난 7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는 84개월 만에 적자로 반전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정에서 돈을 쏟아부었지만 지난달 실업자가 124만5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책 전반의 궤도 수정과 손질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청와대 새 경제팀은 인적 쇄신에 맞춘 정책 변화를 국민이 느끼게 해줘야 할 것이다. 지난 2년간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상징이었던 소득주도성장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2년간 29%를 올린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현실에서 부작용만 양산하고 실물 경제를 되레 후퇴시킨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을 의식하겠지만 경제정책을 마치 시한을 정해놓고 그 전까지 성과를 내라는 식으로 압박해서는 안 된다. 김 실장과 이 수석은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혁신 역량을 극대화함으로써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전력투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