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상조 靑정책실장, 기업의 고충 진솔하게 듣는 역할 하길(2019.6.24.)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앞서 밝힌 몇 가지 언급에서 앞으로 그에게 기대를 걸어도 좋을 듯해 다행스럽다. 김 실장은 지난 21일 그동안 일해온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났는데 정책실장으로 할 일을 정리해 제시했다. 정책실장의 역할은 각 부처의 일들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라고 규정한 뒤 합참의장으로 비유하며 자신은 병참기지의 참모장이라고 했다. 김 실장의 언급 중에는 기업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나 소통하겠다는 대목이 가장 눈길을 끈다. 그는 "이해관계자, 특히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정책실장이 만나야 할 여러 이해관계자의 범주와 일정 체크부터 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만나겠다고 했다. 삼성이 대한민국 대표기업이지만 전 정권의 국정 농단 재판에 뇌물죄 여부를 놓고 대법원 상고심을 앞둔 미묘한 처지임을 감안할 때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말했으니 주목할 만하다. 그는 자신이 "정책실장으로 가면 왜 기업의 기가 꺾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기업이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현 정부와 청와대의 기업에 대한 정책이 그의 공언대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할 일은 일자리, 소득, 성장률, 분배 등 정책 목표 가운데 어느 하나만 콕 집어 우선순위를 두는 식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처한 환경에 맞춰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데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겠다는 김 실장 말이 딱 맞는다. 2년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빨리 수습하도록 궤도를 수정하고 주 52시간 근무제를 보완할 업종별 사업장별 탄력근로제 마련 등에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김 실장은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면 진정한 고충이 무엇인지 듣고 이를 풀어주는 조치를 이어가기 바란다.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 말이다. 그것이 기업들에 현 정부의 정책을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하다고 인식시키는 방법임을 재임 기간 내내 잊지 말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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