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 오바마 대결 다시 원점으로 (2008.3.6.)
텍사스서 힐러리에 히스패닉 몰표…내달 22일 펜실베이니아서 재격돌
"최근 미국 대선에서 오하이오 경선에 이기지 못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다. 이제 선거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4일 밤(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지지자들 앞에 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이렇게 역설했다.
지난달 5일 슈퍼 화요일 이후 11연패라는 벼랑에 몰렸던 만큼 이날 오하이오에서의 승부는 값진 성과였다. 클린턴 상원위원은 동부 백인 밀집지역인 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여유 있게 승리했다.
클린턴은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라며 경선 완주 논란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ABC방송은 이날 클린턴의 오하이오 승리와 텍사스에서의 프라이머리 승리 후 "클린턴이 고조되던 사퇴 압박을 떨치고 재기에 성공했다"고 표현했다.
클린턴은 이날 경선 직전까지 일각에서 제기된 중도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날 선전은 향후 경선 지속에 확실한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오하이오주와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처음부터 클린턴 승리가 점쳐졌다. 관심은 텍사스주에서의 승부였다. 클린턴은 `미니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텍사스와 오하이오 두 지역에서 "이번에 지면 더 이상 레이스는 없다"며 배수진 전략으로 접근했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두 지역을 돌면서 "두 곳에서 크게 이기지 못하면 더 이상 경선 참여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읍소했다.
결과적으로 배수진 전략은 유권자들의 숨은 표를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전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정책 대결에서 버락 오바마를 앞질렀다. 클린턴은 오하이오주에서 경제 위기를 강조하면서 평소 강조하는 의료보험 이슈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북부지역 제조업벨트 유권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감안해 적당히 비판적인 견해도 개진했다.
반면 텍사스주에서는 안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자신의 정책에 대한 충실한 준비를 과시했다.
오바마는 이날 승부에서 다소 숨 고르기 단계에 들어가는 분위기지만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우선 확보 대의원에서 오바마는 클린턴 측에 여전히 100명 이상 앞서고 있다.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에서 대의원을 득표대로 배분해 가져갔기 때문이다.
애초 압승할 것으로 기대됐던 텍사스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데 대해서는 당황하는 기색도 보였다.
배정 대의원의 3분의 2를 뽑는 프라이머리 개표에서는 처음부터 밀리기 시작해 마지막까지 단 한 번도 뒤집지 못한 채 47%에 그치면서 클린턴에게 밀렸다. 텍사스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클린턴에게 몰려든 것으로 분석된다. CNN 출구 조사 결과 텍사스에서 흑인들은 오바마에게, 히스패닉은 클린턴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인종 대결까지 갔다.
최근 오바마에게는 몇 가지 악재가 집중됐다. 오하이오 유권자를 대상으로 NAFTA 재협상을 거론하면서 실수를 거듭했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일리노이주 부동산 개발업자인 안토인 레즈코와 오바마의 관련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뤄지면서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앞으로 승부는 다음달 22일의 펜실베이니아(188명)와 5월 6일의 노스캐롤라이나(134명) 등으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득표율대로 대의원을 나눠 가져간다면 지역 경선에서 두 후보 누구도 과반수인 2025명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결국 최종 승부는 8월 말 열릴 전당대회에서 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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