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쇼크에 성큼 다가온 R의 공포(2008.3.10.)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실리콘밸리서도 해고 바람
"이제 좋은 시절은 끝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의 경기 하강이 얼마나 깊어질 것이며,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를 더 걱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7일(현지시간) 미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침체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던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고용지표에서 확인된다.
노동부가 지난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월 중 비농업 부문에서 6만3000명의 일자리가 줄면서 올 들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월의 감소 폭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인 2003년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세 가지 위험은 고용 감소, 소비 위축, 주택시장 침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고용지표 쇼크`는 뉴욕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리며 주요 주가지수들이 최근 1년 반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지난 7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6.70포인트(1.22%) 하락한 1만1893.69에 거래를 마쳐 2006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뉴스는 2개월 연속 고용 감소는 경기 침체 진입의 증거를 추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경기 침체의 핵심 원인인 주택시장 관련 지수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주택 압류 비율은 0.83%로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모기지 연체 비율도 5.82%로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며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시인했다. 그는 노동부의 고용 감소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한 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밝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4분기 0.6%를 기록했던 경제 성장률은 올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염려한다. 다만 중앙은행인 FRB가 선제적으로 지난해 9월 이후 가파르게 금리 인하 조치에 나선 만큼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최악의 국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렇다 해도 올 1분기 성장률이 1% 아래에 그친다면 미국 경제는 사실상 불경기로 들어섰다는 진단을 부인하기 어려워진다.
문제는 경기 침체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 것이냐다. FRB는 2009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올해보다는 높게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2009년에는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았다. 반면 일부 비관론자들은 2010년 이후에야 경기 호전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제자리를 잡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 시장 경색이 풀리려면 2009년에도 버겁다는 주장이다.
경기 침체 여파는 미국 첨단기술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줄면서 인력이동이 활발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월 실리콘밸리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실업률은 5.3%로 1년 전의 4.8%보다 높아졌다. 2006년만 해도 한 해 3만3000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졌지만 지난해에는 2만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이 늘면서 해고사태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 지역 기술인력 가운데는 경기 하강기에 보다 어려움을 잘 견딜 수 있는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LA = 김경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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