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서브프라임과 리먼 사태

美 금리 0.25%P 인하한 FRB의 향후 카드는?(2008.5.3)

joon mania 2015. 7. 26. 15:49

美 금리 0.25%P 인하한 FRB의 향후 카드는?(2008.5.3)


경기하강 문구 삭제 … 금리 당분간 동결 전망


지난달 30일 나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ㆍ연준)의 금리결정 발표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은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여부였다. 

FRB의 금리결정 기구인 FOMC(공개시장위원회)는 이날 일단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9월 18일 이후 7번째 인하 결정이다. 연 5.25%였던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이제 연 2.0%로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일반 상업은행에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재할인금리도 0.25%포인트 내려 연 2.25%로 낮췄다. 

FOMC는 이날 금리 인하 결정과 함께 향후 금리 인하 행진을 중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그 신호는 시장의 예상만큼 강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회의에서 찰스 플로세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와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준 총재는 금리 인하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이제 경제가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금리 인하 행진을 마무리한다는 신호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발표한 성명서에는 금리 인하 행진을 마무리할지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월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어윈 켈너 마켓워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금리 인하가 이뤄졌지만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FOMC의 이번 성명서에서 `시의적절한`이라는 표현과 `경기하강 위험이 남아 있다`는 문구가 삭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FOMC는 대신 "시장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 추진하고 있는 조치들과 더불어 지금까지 취한 실질적인 통화정책 기조 완화는 완만한 성장과 경제활동에 대한 위험을 낮추는 데 시간을 두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FOMC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기보다 금융시장과 경제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취한 금리 인하로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본 셈이다. 

금리 인하 중단 여부에 대한 의지를 명확하게 밝히기보다는 향후 경제지표를 보면서 금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중립적인 태도를 나타낸 것이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매우 중립적인 태도로 선회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연 2%선에서 머물 것"이라며 금리 인하 행진이 사실상 마무리된 쪽으로 전망했다. 

손성원 전 LA 한미은행장은 "FOMC가 그동안 이자율이 많이 내려갔으니 더 내려봐야 큰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가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빠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행장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FOMC는 포커스를 경제성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남겨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준이 내부적으로는 아직도 경기 하강 정도가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장애인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유가 및 곡물가격 상승, 노동시장 악화 등 지표들이 줄줄이 부정적이다. 특히 소비자신뢰지수가 7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소비 위축이 심각해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 움직임이 초기에 강세를 보이다 약세로 돌아선 것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리를 낮추면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면 향후 금리정책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북미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이언 셰퍼슨은 "일반적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되면 중앙은행이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번 성명은 오늘 상황에서 중요할 뿐이며 내일부터는 경제지표가 다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뉴욕 = 위정환 특파원 / LA = 김경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