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 매케인 양자 대결로 가나? (2008.5.10)
오는 12월 5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승부 추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 내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오는 20일 켄터키주와 오리건주 경선이 끝나면 후보 경쟁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은 지역 중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에서는 오바마가 패배하더라도 나머지 4개 지역에서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어 선출직 확보 경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20일 두 지역 경선을 끝내면 오바마는 선출직 대의원 3253명 중 절반인 1627명 이상 확보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여기에 당연직 슈퍼대의원 796명 가운데 자신에게 지지를 선언한 256명 외에 아직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270여 명 중 절반 정도만 추가하면 승리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6월 3일로 예정된 최종 경선까지 가지 않고도 매듭을 짓는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마지막 변수가 하나 있다. 당규를 어기고 경선 날짜를 앞당겨 대의원 투표권이 무효화된 미시간주와 플로리다주를 살려주는 결정을 내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전국위는 오는 31일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만일 당 차원에서 두 지역을 포함시키기로 한다면 힐러리 측은 오바마 측 승리 선언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오바마 "매케인은 제2의 부시…변화 적임자는 나"
민주당 오바마
= "세계는 미국이 지도력을 발휘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대선에서 승리해 이라크 문제와 알카에다의 위협을 해결하면서 세계에 대한 미국 영향력을 확대해갈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후보 지명을 얻기 위한 당내 경선에 빠져 있는 모습이 아니라 집권 이후 보여줄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노력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대선이 8년에 걸친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 집권 후 다시 백악관을 찾아올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이라크 전쟁으로 부시 대통령 인기는 20%대로 곤두박질친 상태다.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신용경색으로 경제는 불황이라는 수렁에 빠져 있다. 이런 점에서 상대 후보 존 매케인을 `부시 3기 행정부`로 이미지화해 공격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측이 경선 완주를 고집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의에 따를 것임을 밝히는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해서다. 힐러리 진영 선거 참모인 테리 매컬리프는 8일 NBC와 인터뷰하면서 "최종 결과 힐러리가 이기지 못하면 나와 힐러리, 빌 클린턴 모두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힐러리가 이긴다면 오바마도 힐러리를 돕게 될 것"이라며 "우리 민주당은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런 기대에 따라 오바마-힐러리가 각각 정ㆍ부통령 후보를 맡는 `드림 티켓`론은 민주당 지지자 절반 이상에게 찬성을 얻고 있다.
◆매케인 "백인후보 부각…레이건 향수 자극"
공화당 매케인
= 실제로 오바마는 8일 CNN 인터뷰에서 "힐러리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능력을 갖고 있다"며 "그는 어느 대통령 후보에게든 가장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검토될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오바마는 아직 대선 후보로서 가지런한 정책을 유권자들에게 내보일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정책을 통해 뼈대는 읽을 수 있다.
오바마는 이라크전 완전 종결, 일자리 창출, 전 국민 의료보험, 환경 문제, 교육 불평등 해결 등 광범위한 어젠더들을 설정해 놓고 있다.
우선 공화당 측 감세 정책이 저소득층이나 노동자층에게는 도움을 주지 못한 채 재정적자만 키워놓았다고 공격하고 있다. 오바마는 지난 3월 향후 10년간 2100만달러를 투입해 일자리 700만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최대 강점은 `백인 후보`라는 점이다. 변화를 열망하는 미국인에게 오바마가 크게 어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최종적으로 당선되는 것을 의심하는 시선들이 많은 것은 그가 흑인 후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에서 `영원한 소수민족`인 흑인 출신이라는 한계가 그에게는 있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교묘하게 흑백 대결로 끌고 가는 것이 가장 유리한 선거전략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대선전을 노장 대결이나 `변화와 보수` 이슈로 끌고가서는 결코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매케인은 최근 가시돋친 발언 대부분을 오바마에게 쏟아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도 웹사이트에 오바마 비난 광고를 마구 내놓고 있다. 매케인 측 선거 전략은 또한 `제2 레이건`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레이건이 매케인(현재 72세)에 비해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69세)에 대권에 도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그의 노쇠함을 상쇄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레이건은 갈수록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이라는 점이 벤치마킹 포인트다. 레이건에 대한 향수를 가진 유권자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그에게 `레이건의 위대함`이 숨겨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제2 부시(Another Bush)`라는 이미지가 강력하다. 부시 대통령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당파색이 약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애국심과 솔직함도 그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부시 대통령 감세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 있는 태도다. 소신을 가지면서도 이처럼 유화적인 자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견되는 것도 그가 본선 경쟁력으로 꼽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실시된(지난 2일) 오바마와 가상대결한 상황에서 지지율은 오바마에 비해 10%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당시 설문조사는 오바마가 `갓뎀 아메리카` 파문으로 인해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상황인 데다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한 것도 아니어서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는 자료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 LA = 김경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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