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흑인대통령 탄생

오바마 `미국의 약속` 변화ㆍ희망 이루겠다(2008.8.30)

joon mania 2015. 7. 29. 16:06
[미 민주당 전당대회]오바마 `미국의 약속` 변화ㆍ희망 이루겠다(2008.8.30)

케네디 이후 첫 옥외 후보수락 연설 … "공화 8년 失政 심판" 
지지율 매케인에 6%P 앞서

28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 수락연설을 하기 위해 무대 위를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시대의 도덕적 가치를 회복시켜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자유와 평화, 미래의 상징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최후의, 최고의 희망임을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지난 28일 밤 미국의 약속(American Promise)이란 제목의 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시의 인베스코 필드 풋볼경기장에 모인 8만4000여 명의 민주당 당원과 대의원, 지지자들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후보에게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그의 일생을 다룬 동영상이 끝나면서 등단한 오바마에게 관중들은 5분여 박수와 환성으로 환영했다. 

오바마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당과 여러분의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한다"며 "이번 선거는 미국의 약속을 21세기에도 이어나가도록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 8년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며 "워싱턴의 망가진 정치를 다시 세우고 조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대해 응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4년 전 보스턴에서의 민주당 전당대회 때 존 케리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기조연설자로 이름을 전국에 알렸던 오바마는 이제 스스로가 미국 정치사의 이정표를 세울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민주당은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전당대회를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와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며 본선을 향한 발대식을 마쳤다. 공화당도 다음달 1일부터 나흘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공식 지명한다. 매케인은 이에 앞서 29일(현지시간) 부통령 러닝메이트를 공개하고 공동유세에 착수한다. 

44분간 이어진 후보 수락연설에 담긴 오바마의 메시지는 `미국 사회에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국제사회에서 곤두박질 친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고 나락으로 빠져든 경제를 회생시키려면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하며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호소였다. 

오바마의 후보 수락연설일은 45년 전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워싱턴DC 광장에서 유명한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연설을 했던 바로 그 기념일이었다. 

대선 후보의 옥외 연설은 1960년 존 F 케네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로스엔젤레스 콜로세움 연설 이후 처음이다. 케네디는 콜로세움에서 8만명의 군중을 모아놓고 프런티어 정신을 강조하며 일반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케네디는 이 연설에서 자신의 상징이 된 `뉴 프런티어`를 처음 언급했다. 

한편 오바마는 이번 전당대회를 거치는 동안 눈에 띄게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후보 지지율 추이를 매일 조사하고 있는 갤럽에 따르면 오바마의 후보 공식 지명일인 27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오바마는 48%로 매케인의 42%에 비해 6%포인트 앞섰다. 

전당대회 시작 전인 23일에는 오바마와 매케인이 각각 45%로 동률을 기록했고, 전당대회 첫날인 오바마 44%, 매케인 46%로 매케인이 오히려 앞섰다. 하지만 26일 45%대44%로 오바마가 다시 뒤집은 뒤 27일 마침내 격차를 6%포인트로 벌렸다. 

[덴버(콜로라도주)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