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

신임 美대사 유창한 한국말로 선서(2008.9.10)

joon mania 2015. 7. 29. 16:42
신임 美대사 유창한 한국말로 선서(2008.9.10)
"십년이면 강산도 변해…최선 다할것"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선서식에서 아들 제임스(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향해 대사로서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선서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국무부>
평화봉사단 소속 영어 교사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지한파 대사답게 그는 선서식에서 유창한 한국말을 여러 차례 썼다.

워싱턴 한국 특파원들과 첫 간담회에서 `인수인계` `사고방식` 등 한자에서 유래된 단어도 구사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는가 하면 `감사드립니다`는 말은 여러 번 반복했다. 특히 "희망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어려운 표현까지 한국말로 구사했다. 

여성 최초로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캐슬린 스티븐스 씨가 9일 오전(현지시간) 한국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첫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사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ㆍ미 양국 관계와 동맹, 파트너십 등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라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최대 현안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 전망에 대해 "지난 몇 개월간 각자가 의회 비준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두 나라에 FTA로 혜택을 받는 그룹들이 있는 만큼 한ㆍ미 양국 의회에서 잘 처리될 수 있도록 기대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대사로서 지명받은 후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물음에 "1989년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많은 공부를 했다"며 "한국 영화도 많이 보고 문화도 많이 익혔다"고 말했다. 최근 본 한국 영화 중에는 댄스그룹 비보이 세계를 그린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과거에 봤던 `살인의 추억`도 인권 문제를 다룬 수작이라고 평했다. 

한국을 회상하는 대목에 접어들어서 그는 "가을의 시작인 9월은 저에게 특별한 시간으로 남겨져 있다"고 감회를 전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한국말도 사용했다. 

33년 전인 1975년 9월 어느 날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충남 예산역에 도착해 한 중학교에 영어교사로 부임했던 기억을 더듬은 말이었다. 

그는 "황금색 벼포기들이 너울거리고 감나무와 코스모스꽃이 골목길 사이로 춤추던 한국의 가을 첫인상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