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서브프라임과 리먼 사태

금리인하 공조뒤 남은 카드는(2008.10.10)

joon mania 2015. 7. 30. 18:23

금리인하 공조뒤 남은 카드는(2008.10.10)


美ㆍEU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부실은행 부분 국유화도 검토


◆세계금융시장 대혼란◆ 

들불처럼 번지는 세계 금융시장 위기를 진압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조 카드도 통하지 않는 것인가. 

지난 8일 전격적으로 발표된 7개국 중앙은행의 동시다발 금리 인하는 각국 주식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제적 공조가 절실하다"며 주요국 정책 당국 간 공조 지속을 내비쳤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시장의 관심은 과연 어떤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느냐다. 

일단 주요국 중앙은행 추가 금리 인하부터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28~2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0.5%포인트 추가 인하가 점쳐지고 있다. 

금리 인하로 일단 물꼬를 튼 이상 추가 조치는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보다 금리를 더 낮춘다면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때 경험했던 연 1% 아래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른바 `제로 금리`가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인지다.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저금리 체제가 단기 금융시장을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반론에 부딪힌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단기 금융시장은 극도로 위축돼 더 이상 고려할 필요가 없다. 미국 대표 기업 GE조차도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기업어음(CP)으로 자금을 충당할 정도다. 

FRB는 금리 인하 하루 전날 3개월 만기 CP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고강도 처방을 내놓은 바 있다. 이론적으로는 제로 금리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연 0.0% 금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둘째, 중앙은행이 금융회사와 기업 보유 채권을 담보 없이 직접 사들이는 방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발표되기 전 FRB 내부에서 이런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행의 이런 유동성 공급은 사실상 밴 버냉키 FRB 의장이 언급했던 `제로 금리 시대를 만들어 놓고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마구 뿌려대는 것`과 같은 조치다. 

셋째, 부동산시장 안정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압류 처분을 앞둔 개인 모기지 주택 대출을 정부가 사들여 떠안는 방안이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가 제기하는 방법이다. 

공화당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도 이를 원용해 공적자금 3000억달러 정도를 투입하고 이를 실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모기지 대출 13조달러 가운데 문제가 있는 부분을 10%로만 잡아도 최대 1조3000억달러면 된다. 

집값 하락을 막고 주택 모기지 관련 증권(MBS) 부실 확대를 막는 이중 효과가 있다. 다만 모기지 대출을 받아간 개인 간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문제가 반드시 제기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구호로서 또는 대중적 인기를 위한 정책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조치는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금융사 간 자금 거래를 회복시키는 방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의 핵심은 금융사 유동성 부족이기 때문이다. 추가 조치 효과를 주식시장 주가지수 회복에만 연계시키는 근시안적 시각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위기에 처한 주요 은행을 부분적으로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폴슨 장관은 구제금융 대책에 영국 정부가 발표한 `주요 은행 부분 국유화`와 같은 방안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부여받은 모든 권한을 동원해 최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답해 은행의 부분 국유화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은 7000억달러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의 부실채권을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회사에 현금을 투입하는 대신 지분을 인수해 사실상 국유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