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정부 시위대 폭력…고민하는 오바마(2009.6.23)
시위대 지지발언 하자니 배후조종 의심사고
신중히 접근하자니 소심한 대응 비판받아
갈수록 격화되는 이란 정부의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 행위를 놓고 미국 공화당 인사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21일(현지시간) CBS 일요 대담 프로그램인 `디스 위크`에 나와 이란 사태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소심하고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비난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이란 당국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 중단을 촉구했을 때 시위 참가자들을 더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했다고도 지적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이란 사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 반응에 실망했다고 가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 사태에 입을 닫고 있지는 않다. 그는 20일 공식 성명을 내놓은 데 이어 21일 파키스탄 영자신문과 인터뷰에서는 "국제사회가 이란 국민들의 평화적 시위를 지원하고 당국의 폭력이나 억압에는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정도 언급이라면 이란 정부의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지난 19일 이란 정부의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오바마 대통령 성명은 의회 결의안 하루 뒤에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이란 반정부 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서 언급함으로써 시위를 선동했다는 의심을 받게 되면 시위 자체의 순수성과 자발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유보해 왔다.
그러나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ABC방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매우 미묘한 입장에 처해 있다"며 "현 시점에서 이란 정부에 미국이 시위를 배후에서 주도하고 야당 진영을 부추긴다는 주장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시위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면 이란 내정 간섭이라는 역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란 집권 정부는 작금의 혼란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지원과 배후 조종에 의해 촉발됐다며 오히려 강경 진압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주 말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사태 전개 상황에 대해 외교팀 보고를 받고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일 공식 성명과 2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한 언급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이란 사태 전개를 주시하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 = 윤경호 특파원]
'미국의 대외 관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중 전략경제대화 27-28일 워싱턴서 열려(2009.7.15) (0) | 2015.08.07 |
---|---|
미ㆍ러, 핵 1500~1675기로 줄인다(2009.7.7) (0) | 2015.08.07 |
G2 美ㆍ中, 견제ㆍ협력으로 세계질서 재편(2009.6.4) (0) | 2015.08.07 |
오바마, 중동 순방 나서는 까닭은(2009.6.3) (0) | 2015.08.07 |
오바마 대사임명 공식은(2009.5.30) (0) | 201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