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GCF 송도유치 좋지만 앞날은 산 넘어 산(2012.10.22.)

joon mania 2015. 8. 13. 09:01
GCF 송도유치 좋지만 앞날은 산 넘어 산(2012.10.22.)

우리나라가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 격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인천 송도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데 이어 잇따라 터진 낭보다. 
GCF 사무국 유치의 경제적 효과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대로 초대형 글로벌 기업 하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과 같다면 좋은 일이다. 상주 직원과 각종 회의에 따른 방문객의 금융, 관광, 숙박 수요를 합치면 매년 큰 규모의 부가가치가 갑자기 생겨나기 때문이다. 침체에 빠져 있는 송도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국제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주요 산업과 기업 경쟁력은 기후변화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달렸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드물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건 뒤 2010년 국제기구로 출범시킨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나 녹색기술센터(GTC)를 이번에 송도에 유치한 GCF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GCF의 향후 전망을 보면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처럼 부풀려진 측면도 분명히 있다.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의 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총회에서는 선진국들이 GCF에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의 장기 재원을 조성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대로라면 2020년까지 8000억달러의 기금이 조성돼야 한다. 
그러나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씩인지, 조금씩 늘려가다 2020년부터 1000억달러를 내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누가 돈을 낼 건지 확정된 게 없다. 유럽 각국은 눈앞의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없고 심지어 미국조차 재정절벽 등 어려운 처지에 있어 막대한 기금 출연이 과연 가능할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GCF 사무국 유치 조건으로 우리는 사무실을 무상 지원하고 운영비용으로 2019년까지 총 900만달러를 지원한다. 또 2014∼2017년 매년 1000만달러씩 4000만달러를 출연한다는 약속도 했다. 한국이 감당해야겠지만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면 국민들의 지지가 떨어질 수도 있다. GCF 사무국 상주 직원은 초기엔 수십 명으로 시작해 500여 명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IMF는 3000명, 월드뱅크는 1만명이 일한다는데 GCF 규모를 과대선전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