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로호의 꿈 또 못이뤄 실망스럽다(2012.11.30.)

joon mania 2015. 8. 13. 09:42
나로호의 꿈 또 못이뤄 실망스럽다(2012.11.30.)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어제 오후 발사 예정 시각에서 불과 16분52초를 앞두고 또 취소됐다. 단순한 신호 오류가 아니라 상단(2단)부 추력제어기 쪽의 문제여서 이번 3차 발사 기한인 다음달 5일까지는 발사가 불가능하다니 사실상 연내 재추진은 물 건너갔다고 보면 된다. 
문제를 일으킨 추력제어기는 상단에 장착된 전자장비로 비행체의 비행방향을 조절하고 자세를 제어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배가 방향을 틀듯이 로켓이 목표 고도에 자리 잡기 위해 필요한 장치로 프랑스산이라고 한다. 
다른 우주 선진국들도 수차례 발사를 연기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인도는 2001년 불과 1초를 남긴 시점에 중단하기도 했고,2007년에는 발사 15초 전 정전으로 멈추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의 경우 2006년 첫 발사 시도부터 연기를 거듭하며 네 번째 만에 성공했고,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는 6차례나 연기된 끝에 발사됐다. 나로호도 지난 1ㆍ2차 발사 시도 때 여러 차례 연기를 거듭했으며 지난달 26일 예정했던 3차 발사도 당일 오전 로켓과 발사대를 연결하는 어댑터 블록 부품 문제로 중지됐다. 
우주발사체는 15만개의 부품이 하나의 기계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 개의 부품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실패로 이어지니 점검에 점검을 거듭해야 한다. 나로호는 이번 발사 추진까지 총 600단계의 점검을 거쳤다. 이런 점에서 김승조 항공우주연구원장의 설명처럼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 심각한 일이지 미리 찾아낸 것은 바람직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 
하지만 당초 2002년 개발을 시작해 2005년 발사될 예정이었던 나로호의 경우 어제까지 합쳐 모두 10차례나 연기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기술에 대한 국제적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1단 로켓은 러시아가, 2단 로켓은 우리 측이 개발해 공동작업을 하는 구조가 잦은 사고를 부른 원인의 하나라는 점도 아쉽다. 이번 발사 연기는 아무리 해명해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질책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기술적 문제라 해도 연기가 반복되면 우주 기술 개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식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 10번째 스페이스 클럽 가입으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발사 예정 기한을 넘길 경우 무리하게 재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니 차분하게 꼼꼼히 점검해 성공을 위한 길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