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수선한 세종시 정부청사 개청식을 보며(2012.12.28.)

joon mania 2015. 8. 13. 10:04
어수선한 세종시 정부청사 개청식을 보며(2012.12.28.)
 
어제 오후 열린 세종시 정부청사 개청식에 올해 이전하는 6개 부처 가운데 4개 부처 장관이 서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근무 여건이나 주변 시설이 미흡하지만 긍지를 갖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총리나 세종시에서 일을 해야 하는 공무원 모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정부 부처는 올해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6개 부처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16개 부처, 청, 위원회 등이 더 간다. 20개 소속 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도 추가된다. 이런 계획 아래 세종청사 시대가 본격 개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수선한 상황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죽하면 공무원들끼리 이런저런 불편함을 일컬어 '세종시스럽다'는 단어로 표현하겠는가. 
회의 참석을 위해 장ㆍ차관과 실무자들은 서울과 세종시를 오갈 수밖에 없다. 어제 개청식에 기재부 장ㆍ차관이 모두 빠진 것은 예산안 협의차 국회에 불려갔기 때문이었다. 세종시로 내려온 공무원들 주거와 식사 불편은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 기존 주거지에서 출퇴근하는 2000여 명은 전용 버스가 부족하고, 인근 기차역에서 청사 간 셔틀버스 운행도 원활하지 않다. 
1990년 통일 후 6개 부처를 본에 두고, 10개 부처를 베를린으로 옮긴 독일은 600㎞ 떨어진 두 도시를 오가며 부처 간 정책 조정, 정부와 의회 간 의사 소통에 문제를 노출해 연방부처 분할 배치 무효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960년 수도를 리우에서 신행정도시 브라질리아로 옮긴 브라질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 얻고 있다. 
한국도 서울청사ㆍ세종시ㆍ과천 등 행정부 청사가 세 집 살림을 하고 청와대,국회와 떨어져 있어 회의 때마다 불려오는 비효율을 계속 감당하긴 어려울 것이다. 대선 공약으로 잘못 끼운 단추를 언젠가는 바로잡을 방안을 마련해야 옳다. 
일단 이전을 시작했으니 행정안전부는 공무원 업무와 주거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서둘러 지원하기 바란다. 국회는 의사 일정과 운영을 예측 가능하도록 해 행정 비요율을 줄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회의마다 기관장 출석을 고집하고, 해당 공무원들을 마냥 대기하도록 하거나 허탕치도록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