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조직 10년 이상 내다보고 개편하길(2013.1.7.)

joon mania 2015. 8. 17. 11:46
정부 조직 10년 이상 내다보고 개편하길(2013.1.7.)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조직에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고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킬 것이라 한다. 정보통신(ICT) 전담 부처 신설이나 금융위를 기획재정부에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15부2처18청인 정부 조직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본격 발진한 대통령직 인수위가 시급히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는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이다. 이를 확정해야 관련 법률을 개정하고 각 부처를 이끌 내각 인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단순한 과학기술부나 정보통신부 부활에 그치지 않고 박 당선인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정책, 국가 미래 성장동력 산업까지 총괄할 부처로 삼을 요량인 듯하다. 대선 기간에 제시한 과학기술에 연구개발(R&D), 정보기술(IT), 융합 개념을 넣어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을 아우르는 '스마트 뉴딜'과 창조경제론의 핵심 부처가 될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박 당선인이 부활을 공약했다. 뒤늦게 국민통합위 쪽에서 호남에 두자는 주장을 해 혼선이 있긴 하지만 박 당선인 의지는 약속대로 부산이 강한 것으로 확인된다. 본부는 세종시에, 실무 부서는 부산에 둔다는 말도 들린다. 정부 부처가 서울 과천 대전 세종 등 이미 4개 지역에 쪼개져 있는 판에 한 부처를 또 떨어뜨려 놓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다. 
금융정책과 감독 조직을 어떻게 재편하느냐를 놓고도 치열한 경합이 이뤄지고 있다. MB정부 초반 조직 개편을 짰던 담당자들이 수개월 후 "금융위와 금감원을 이원화한 것과 정보통신부를 방통위로 보낸 것은 큰 실수"라고 인정한 만큼 제대로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 두 가지 원칙을 지킬 것을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 부처를 신장개업하듯 간판을 고쳐 달지 말고 10년, 20년 이상 내다보고 하라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 상무부 등은 150년 이상 그대로다. 지식경제부처럼 이름만 보고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부처는 재정비하는 게 맞다. 
둘째, 현행 15개 부처에서 얼마쯤 세분화하는 게 적정한지 '최적의 부처'에 대한 큰 그림을 고민하기 바란다. 정권 교체 때마다 부처 통폐합→세분화를 반복하는 것은 공무원이나 국민 모두에게 스트레스다. 성공한 정부는 직제 개편에서가 아니라 일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