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한 합작사업인 나진ㆍ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된 건 정부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에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지난달 박 대통령이 제안한 경제ㆍ외교 구상이다.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넓히고, 철도ㆍ가스관ㆍ전력망을 연결하자는 방안이다. 해당 국가들이 북한에 개방 압력을 가하도록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자는 포석도 있다. 나진ㆍ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하산과 북한 나진 사이 54㎞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공사다. 우리 측에서 코레일ㆍ포스코ㆍ현대상선 등 3사 컨소시엄이 북ㆍ러 합작회사의 러시아 측 지분 중 절반을 인수하며 참여하는 방식이다. 북한을 통해 러시아 극동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물류 네트워크 구축작업에 우리 지분이 들어가는 것인 만큼 의미 있다. 러시아는 2030년까지 9297㎞에 달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 건설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데 우리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불용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한ㆍ러 간 문화ㆍ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관광과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 양국 방문객에게 60일 이내 비자를 면제하기로 했다.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우리 선박이 러시아 영해나 대륙붕에서 운항할 수 있고, 항구도 이용하도록 했다. 푸틴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주춤했던 한ㆍ러 협력과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한국 도착 일정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정상회담에 30분 이상 지각 도착한 것은 큰 결례다. 더욱이 당초 1박2일로 잡았다가 하루치기로 바꿔 불과 17시간만 한국에서 체류한 것은 새 정부 출범 후 첫 방문인데 아쉽다.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으로선 전례 없던 일이어서 외교적 성과를 크게 반감시킬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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