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행동에 대해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피해 당사국인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유엔, EU, 러시아에다 유대인 인권단체까지 비난 성명을 냈다. 미국 정부는 두 차례 '실망 성명'을 발표한 데다 미ㆍ일 양국 국방장관 전화회담을 취소해 내년 4월로 잡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일본 방문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은 나란히 사설과 기사를 통해 도발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 스스로 주변국 만류를 무시하고 의도적인 도발을 했으니 동북아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문제 국가임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이다. 참배 이후 파장이 커지자 아베는 특사를 보내 미국을 설득할 것이라는데 그런 사고도 한심하다. 그동안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한ㆍ일 양국에 서로 노력하라며 은근히 일본 편을 든 미국이 이젠 이런 요구를 하기 힘들게 됐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이 지적했듯이 아베의 참배는 침략전쟁 후 핵심 전범을 처벌한 도쿄재판을 수락하고 국제사회에 진입해놓고 이제 와서 이를 뒤집어버리는 행위에 해당한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함께 묻혀 있으니 아베의 참배는 '전범 숭배'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최근 실시한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일본 국민 30%가량이 '과거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20대에서는 우경화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응답자 22%가 재일 한국인과 중국인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일본 정부가 교과서 왜곡을 통해 국민교육을 잘못 한 결과이며 사회 전체가 집단적 이성 마비를 앓는다는 증좌다. 이런 식으로 인류 공통의 보편적 양심을 계속 외면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다. 아베 총리는 동북아에서는 과거 역사 때문에 상대방이 갖고 있는 감정, 특히 희생자에 대한 기억에 예민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적을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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