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추가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이 예상됐던 일이었음에도 글로벌 증시 동반 폭락이라는 후폭풍을 낳고 있다. 어제 코스피는 전날보다 1.72% 하락하면서 19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지난 3일 미국과 유럽 증시 폭락 여파로 한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증시가 줄줄이 맥을 못 췄다. 미국에서는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51.3으로 나오자 경기 둔화를 걱정하며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중국 1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하락으로 인한 경기 위축 염려에다 투자자금 이탈로 시달리는 신흥국발 불안까지 더해져 국제 금융시장에 복합적인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인도 터키 남아공이 줄줄이 금리를 올리면서 통화 가치 하락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통화위기는 브라질 우크라이나 헝가리 폴란드 등으로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불안과 동요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 것이냐 아니면 선진국 증시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면서 장기화할 것이냐다. 선진국마저 흔들린다면 '테이퍼링에 안전지대는 없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킬 것이니 심각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9일 미국 중앙은행의 100억달러 추가 테이퍼링이 신흥국발 글로벌 경제 혼란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나 홀로'식 일방통행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제 금융시장과 투자자를 긴장시키고 있는 신흥시장을 감안해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언급을 기대했지만 미국 경제 상황만 따져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테이퍼링 후폭풍을 신흥국 스스로 극복할 문제라는 식으로 본다면 기축통화 관리국으로서 결코 적절하지 않다. 올해 7차례 남은 미국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으로 테이퍼링을 이어갈 태세니 더욱 그렇다. 오는 21일 열릴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테이퍼링 후폭풍을 삭일 국제공조를 강도 높게 논의해 불필요한 시장 동요를 조기에 잠재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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