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神의 직장 공기업 개혁 핵심 2대 포인트 (2014.9.20.)

joon mania 2018. 11. 28. 18:17

[사설] 神의 직장 공기업 개혁 핵심 2대 포인트 (2014.9.20.)



새누리당 공기업개혁특위가 어제 내놓은 공공기관 혁신 방안을 보면 '신의 직장 철밥통'을 깨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개혁안에 따르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만성적 부채에 허덕이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완전히 퇴출시킬 수 있도록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또 근무연수만 채우면 호봉에 따라 승진과 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자동승급제를 폐지하고 성과에 따른 승진과 연봉제를 도입함으로써 무조건 정년을 보장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문어발 같은 공기업 자회사 정리도 추진된다. 특히 무분별한 외국 진출과 투자 실패로 허덕이는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 손질이 가해진다. 최근 3년간 공기업 자회사 408개 중 253개(62%)가 수익을 내지 못했으니 심각한 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역대 정부의 개혁안은 선진화 정책 등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노조 저항에다 선거에 밀려 흐지부지됐다. 개혁엔 시늉만 내면서 되레 방만 경영을 방치한 결과 2013년 말 기준 공기업 부채는 523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평균 부채비율은 216%로 4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박근혜정부 들어서도 첫해 의욕적으로 추진되다가 지방선거에 묻히고 세월호 참사 이후 우선순위도 밀려났는데 새누리당이 다시 고삐를 조이겠다니 국민이 공감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공기업 업무는 정부를 대행하는 성격인 만큼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연계된 큰 틀의 사업 구조조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전 발전자회사 통폐합이나 철도 노선 운영ㆍ시설 관리에 민간을 포함한 경쟁체제 도입 등도 검토해야 한다.
토지주택공사(LH)는 임대 공급 부담을 줄이는 대신 민간 참여를 최대한 활용하고, 택지 조성 등 공공사업에 탄력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공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관피아로 상징되는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됐다. 전문성도 없고 업무에 문외한인 정치권이나 관료 출신을 보은 차원에서 앉히면서 노조에 발목이 잡혀 처음부터 방만경영의 단초를 안고 출발했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이번 개혁안에는 임원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정도이니 보다 강도 높은 근절 방안을 보완해야 한다.
개혁안을 이행하려면 국회에서 관련법부터 바꿔야 하는 만큼 야당과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이다. 부실 기업을 퇴출까지 시키려는 개혁안에 당사자들 반발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총선까지 대규모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