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공공기관 CEO 내부발탁 전통 세워보라 (2014.10.7.)

joon mania 2018. 11. 28. 18:25

[사설] 공공기관 CEO 내부발탁 전통 세워보라 (2014.10.7.)



연내 50여 개 공공기관의 수장을 새로 인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강원랜드 등 33곳의 기관장은 이미 임기를 마쳐 현재 공석이거나 대행 체제이고,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18곳은 연내 임기 만료다. 기관마다 내부 추천위원회가 가동되거나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인사위원회에서 인선작업을 진행하니 결과를 봐야 하지만 이번에 공공기관 수장 인선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으면 한다.
최근 기류를 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의 산하기관과 공기업 진출에 강력한 제동이 걸려 있다. 국민적 반감이 큰 데다 공직자윤리법의 엄격한 잣대로 아예 배제되고 있다. 대신 대선캠프에 참여한 정치권 인사나 학계 출신이 관피아의 빈자리를 채운다. 공항 운영에 문외한인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내정됐고,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선출됐다. 지난달에는 공명재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가 수출입은행 감사에, 재미동포인 코미디언 쟈니 윤씨가 관광공사 감사로 보임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기업 낙하산 인사 배제를 대선 공약에서 천명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후 1년6개월간 132개 공공기관에 205명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졌다는 집계다. 공공기관 자리를 이처럼 정권의 전리품처럼 나눠 갖는데 개혁을 아무리 외쳐봐야 성과를 낼 리 만무하다. 전문성도 없고 갈 때부터 노조나 외부 질타에 발목을 잡힌 인사가 조직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경영계획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차라리 경영이나 조직 사정에 훤한 내부 인사를 수장으로 올리는 게 전문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개별 기관마다 임원을 최고경영자로 키울 리더십과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 평소에 준비를 해둬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부 선임을 철칙으로 세울 일은 아니다. 다양한 후보군에 지원 기회를 개방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유지해 조직에 필요한 수장을 찾는 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