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갑작스러운 신흥국 위기論, 한국 바짝 정신차려야 (2014.12.10.)

joon mania 2018. 12. 2. 18:33

[사설] 갑작스러운 신흥국 위기論, 한국 바짝 정신차려야 (2014.12.10.)

     

달러 강세와 가파른 유가 하락에 신흥국 통화위기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强)달러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미국 경제만 나 홀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더욱 고착되는 흐름이다. 여기에 가속되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폭락 사태가 신흥국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달러 표시 부채가 많거나 원유·원자재 수출의존도가 높은 취약성 때문이다. 작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중앙은행(FRB) 의장이 양적 완화 규모 축소를 시사한 후 주요 신흥국들이 단기 투자금 유출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도 연쇄적인 후폭풍을 걱정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JP모건 신흥시장통화지수가 출범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까지 추락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66달러대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 40% 하락한 수준이며 5년래 최저치다. 러시아 루블화는 지난 8일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이지리아 나이라화 가치는 이달 초 이미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터키 남아공 등 원유 수입국도 단기적인 수혜에도 불구하고 통화 가치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에 통화 가치 하락은 수출 경쟁력 강화 요인이지만 수입 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달러 빚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도 촉발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엊그제 강달러가 신흥시장 기업들에 대해 달러 빚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 강세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 한국은 수출의존도가 높고 신흥국 시장 비중이 50%에 달하므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미국이 내년 중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신흥국 차입비용 증가와 단기 투자금 유출로 인한 혼란이 커질 수 있다. 금융연구원은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포함해 45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충격에 대비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닥칠 때마다 한국은 현금자동인출기(ATM) 노릇을 해왔음을 망각하지 말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