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넉달째 기준금리 동결한 한국은행의 선택 (2015.2.18.)

joon mania 2018. 12. 3. 16:05

[사설] 넉달째 기준금리 동결한 한국은행의 선택 (2015.2.18.)


     

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0%로 유지해 4개월째 동결했다. 작년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렸는데 그 효과를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번 금리 결정에 앞서 안팎에서는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는 저물가에다 투자, 소비, 수출 등 경제 전반의 위축 조짐은 경기 부양 차원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으로 연결됐다. 특히 최근 불과 2개월 새 18개국이 잇달아 정책금리를 내리는 등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통화전쟁 대열에 우리도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었다.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통화 정책 완화에 나설 경우 인접국들도 통화가치 상승 압력을 막기 위해서는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어제 현재의 기준금리가 실물경기를 제약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완화적 통화 정책을 환율전쟁으로 불러서도 안된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가 불확실한데 가계부채 폭탄만 더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는 더 불어나 이미 1060조원(가계신용잔액 기준)을 돌파한 상태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이대로 고수할 것인지, 상반기에 추가로 인하할지 주시하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해놓고 일단 시기를 늦추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FRB)의 결행 시점이 오는 6월 이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니 우리로서는 그전에 기준금리를 낮출 기회를 찾아야 한다. 1분기 경제성장률(GDP) 지표와 환율 변동을 확인한 뒤인 4~5월에는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가계부채나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을 걱정하기보다 부진한 경기부터 살려야 한다고 결정할 수도 있다. 금리 결정은 여러 정책 조합 중 하나로 다른 조치와 연계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과 장기적인 구조 개혁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