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삼성·LG 생산기지 이전이 사기라는 美의 억지 통상압력(2017.3.9.)

joon mania 2018. 12. 14. 15:42

[사설] 삼성·LG 생산기지 이전이 사기라는 美의 억지 통상압력(2017.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 사령탑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의 억지스러운 통상압력 발언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나바로는 지난 6일 기업인 행사에서 삼성과 LG를 콕 집어 무역 부정행위(trade cheating)라는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삼성과 LG가 반덤핑 관세 부과 판정을 받은 후 관세 회피를 위해 중국에서 태국과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겼는데 이는 무역 부정행위이므로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나바로의 공격은 중국이나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해 세계 시장을 공략해온 한국 기업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덤핑 관세 등 일련의 공세가 거세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과 LG는 트럼프 신정부 출범 후 미국 내 현지 공장 건설 등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으니 어처구니없다.
나바로 위원장은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대표적인 경제학자로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다. 그가 중국, 독일, 인도에다 한국까지 넣어 16개국을 미국의 무역적자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라고 지목했는데 적자 감축을 위한 통상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공개적인 의사 천명이니 긴장해야 한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277억달러로 미국의 무역 상대국 중 여덟 번째였다. 다음달 미국 재무부가 발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도 우리에게 미칠 직간접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거론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한 것도 신경 쓰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통상압력에 현명한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